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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재정위기속 한국채권 빛났다
뉴스종합| 2011-11-21 13:09
‘8월 위기’이후 금리 하락

한국채 G20중 사실상 5위

안전자산 부각 외인매수 지속

재정건전성도 ‘탄탄’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재정위기가 국제 채권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을 더욱 높이고 있다. 지난 7월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 재정위기가 불거진 이후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며 한국 국채(10년물) 가격이 G20 국가 가운데 8번째로 가치가 많이 올랐기 때문이다.

<헤럴드경제 6월 14일자 ’외국인 국내투자 주식에서 채권으로 급격이동’, 7월 25일자 ’원화, 글로벌 안전자산됐다’ 보도>

21일 증권업계와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한국의 10년물 국채금리는 7월 말 4.20%에서 이달 16일 3.79%로 41bp(1bp=0.01%) 하락했다. 미국(79bp), 인도네시아(74bp), 호주(73bp), 독일(72bp), 영국(70bp), 캐나다(69bp), 중국(47bp) 등에 이어 G20 국가 중 8번째로 금리 하락폭이 컸다. 세계 주식시장이 폭락한 8월 이후 금리가 떨어졌다는 것은 국채가 안전도를 높게 평가받아 수요가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럽 재정위기로 유로화 가치가 떨어진 데 따른 반작용으로 다른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와 영국 파운드, 일본 엔화의 상대가치가 강세를 보인 것을 제외하면 G20 국가 중 상당수 국가는 국채금리가 올랐다.

특히 인도네시아와 호주는 기준금리를 내린 영향이 컸고, 중국은 국외 개방이 제한돼 외국인 투자자가 금리에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려운 구조임을 감안하면 우리 국채금리 하락폭은 사실상 5위인 셈이다.

우리 채권시장에는 올해 들어 외국계 자금이 12조원가량 유입돼 금리가 낮아졌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외화보유액이 늘어난 데다 통화스와프 조치로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한 상태다. 재정건전성도 유럽 국가나 상당수 아시아 국가에 비해 탄탄한 편이다. 국가별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비율은 한국이 32.02%로 일본(233.1%), 프랑스(86.81%), 독일(82.64%), 이탈리아(121.06%) 등에 비해 현저히 낮다.


최문박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채권시장이 발달하는 과정에서 대외적으로도 한국 국채가 좀 더 신뢰를 얻고 있다. 과거 외국인이 국내 채권시장에 주로 스와프(swap) 거래로 들어왔다면 이제는 장기투자 목적의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윤인구 국제금융센터 연구위원은 “세계적 투자은행(IB)들의 향후 1년 환율 전망을 보면 원화강세 기대가 높다. 환차익을 염두에 둔 외국자금이 더 들어올 여지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 국채가 미국 국채처럼 안전자산 위상을 확보하기에는 갈 길이 멀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은 ‘안전자산에 가깝다’는 평가가 더 정확하다. 최근 3년간 한국은 외환건전성 조치들로 안전 둑을 높게 쌓긴 했지만 유럽 재정위기가 더 확산하면 안전자산으로서의 위상이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형호 한국채권투자자문 대표는 “아직은 안전자산이라고 보기 어렵다. 지금보다 단기채무가 적어야 하고, 경상수지와 자본수지, 종합수지가 흑자를 유지해야 하며 경제성장률이 더 높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길용 기자 @TrueMoneystory>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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