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최고경영자(CEO)들이 미국 경제정책의 우선 순위로 세금, 이민, 교육정책 손질을 꼽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워싱턴에서 개최한 CEO협의회 연례회의에 참석한 미국의 100개 기업 CEO들이 미국 경제 강화를 위한 당면 과제 ‘톱5’를 이같이 선정했다고 21일 보도했다.
먼저 미국 CEO들은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자국내 투자확대를 위해 법인세를 다른 나라와 같은 수준으로 낮출 것을 주장했다. 세계적 기업가나 인재를 미국에 유치하기 위한 이민법 제한을 완화하고, 젊은이들의 직업훈련을 강화해 인적 자원 개발에도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석유, 가스, 전기 등 에너지 기반시설을 재정비하고, 연구ㆍ개발(R&D) 투자 등 지속적인 정부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특히 이번 회의에 참석한 CEO들은 유로존 재정위기와 교착상태에 빠진 미국 정치, 또 중국의 다루기 힘든 리더십 변화를 우려했다. 그러면서 “내년은 불확실성과 위기 전염의 우려가 더욱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회의의 주요 의제 중 하나인 ‘미중관계 강화’ 세션에서는 “미국과 중국은 최대 채무국과 채권국으로서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양자관계”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이에 따라 “미국 기업들은 중국과의 단계적 접근을 위한 인내력을 가져야 한다”는 속도조절론이 힘을 얻었다. 또 상호 신뢰 구축을 위한 새로운 틀이 마련돼야 하고, 중국의 대미(對美) 직접투자를 위한 활로를 터줘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 밖에도 글로벌 건강 증진, 혁신 보호와 장려, 자원 경쟁 관리, 미국 수출 촉진 등에 대한 심도 높은 토론이 이뤄졌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편, 이번 회의에는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WB) 총재와 티모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부 장관이 참석해 영향력을 높였다.
졸릭 총재는 “유로존은 여전히 위험지대에 있다. 유럽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중국의 유럽 지원에 대해 “이달 초 칸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회의에서 중국의 한 관계자가 ‘독일이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는데 왜 중국이 구제에 나서야 하느냐’는 지적을 했다”며 중국의 지원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가이트너 장관 역시 유럽 재정위기 심화를 우려하면서 “기본적으로 유로존 해법은 역내 지도자들의 선택에 달렸다”며 이들의 결단을 촉구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