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일반
종이는 살아있다
뉴스종합| 2011-11-22 10:27
태블릿PC와 스마트폰으로 대변되는 ‘디지털 쇼크’로 제지산업이 위기에 처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 종이를 사용하지 않는 결제시스템이나 업무연락이 보편화되고 디지털 교과서가 도입되는 등 ‘페이퍼리스(Paperlessness)’는 점점 가시화하는 추세다.

그러나 종이가 사라질 것으로 보는 이들은 거의 없다. 오히려 일부 지종은 디지털사회에 적응하며 새로운 수요를 확대하고 있다. 고급 공산품 포장에 쓰이는 백판지나 온라인 주문에 따른 골판지 사용은 늘어났다.

디지털 콘텐츠가 대용량화하면서 이를 출력하는 데 적합한 적성의 복사지(프린터용지) 또한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다. 디지털기기에 비해 정서적인 친밀감, 열람의 간편성 및 휴대성 등에서 종이의 장점이 많기 때문이다.

국내 인쇄용지 사용량 통계를 봐도 매년 증감을 반복할 뿐 뚜렷이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지는 않는다. 한국제지공업연합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인쇄용지의 사용량은 국내 기준 2006년 194만1000t에서 2007년 202만8000t, 2008년 200만t, 2009년 192만2000t, 2010년 198만t 등으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생산 146만t, 내수 83만6000t에 달했다. 일반적으로 제지산업은 하반기에 생산과 소비가 많기 때문에 지난해보다 생산 및 내수는 늘어날 것으로 제지업계는 전망했다.

또 매년 늘어나는 해외 수출도 제지산업에 대한 희망을 버리기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다. 중국산 아트지가 지난해 미국에 이어 올해 5월 유럽에서도 덤핑으로 인해 보복관세를 부과받는 등 단기적 호재도 작용하고 있다.

이 밖에 2, 3분기 t당 700달러선까지 치솟았던 국제 펄프가격(활엽표백펄프 기준)이 4분기 이후 t당 600달러 아래로 하향 안정세를 유지하고, 4분기부터 각종 출판인쇄물의 성수기인 점도 그리 비관적이지 않다는 게 제지업계의 설명이다.

한 인쇄용지업체 관계자는 “과도기적이긴 하지만 인쇄용지 사용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현상은 보이지 않으며, 내수와 수출에서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또 “제지산업이 크게 보면 전환기에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국내 제지업계도 이런 방향에 맞춰 신제품 개발, 지종변경 및 감산, 원가절감 등 경영혁신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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