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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최루탄 80년대 제조 경찰 납품분
뉴스종합| 2011-11-23 19:45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이 지난 22일 국회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에 반발하며 국회 본회의장에서 터뜨린 최루탄이 1985년에 제조돼 경찰에 납품됐던 제품으로 확인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수거한 파편을 보면 김 의원이 터뜨린 최루탄의 뇌관에는 ‘SY-44’라는 모델명이 명기돼 있는데 경찰이 1970~1980년대에 사용하던 유형”이라면서 “해당 최루탄은 1985년에 생산돼 경찰이 구입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SY-44는 한 때 최루탄 제조로 호황을 누리다 지금은 사라진 삼양화학이 제조했던 최루탄으로 총기에 장착해 공중에 45도 각도로 발사하는 유형이다.

공중에 발사된 최루탄은 바닥에 떨어진 후 몇 초가 지나 폭발하고 이 과정에서 CS분말이 분사돼 기침과 눈물을 유발한다.

이 최루탄은 1970~1980년대 보급돼 시위 진압용으로 활용됐으며 1987년 민주화 시위 때 연세대생이었던 고(故) 이한열 열사가 뒷머리에 직격탄을 맞고 숨진 최루탄이기도 하다.

경찰청 관계자는 “해당 최루탄의 일련번호를 확인한 결과 제조업체가 당시 경찰에 납품한 1만발 중 1발로 확인됐다”며 “최루탄은 동시에 생산한 제품에 같은 일련번호를 붙이는 만큼 이 최루탄이 어느 부대로 가서 어떻게 사용됐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재 이 유형의 최루탄 약 300발을 사당동 창고에 보관하고 있지만 재고조사 결과 유출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경찰 일각에서는 1980년대 후반 민주화 시위가 한창이던 당시에는 경찰이 현장에서 사용하다 불발된 최루탄을 시위대가 습득하는 일이 종종 있어 김 의원의 입수 경위도 이 같은 사례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당시 대학 학생회관에는 불발 최루탄이 몇 박스씩 보관돼 있는 경우도 있을 만큼 최루탄을 구하기 쉬웠다는 설명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본회의장 경비는 국회에서 담당하고 있어 상황을 파악하기 어렵다”면서 “국회 차원에서 공식으로 수사를 의뢰해야 김 의원의 진술을 통해 입수 경로 등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헤럴드생생뉴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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