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미국의 유럽 미사일방어망(MD) 계획에 강력 반발하고 나섰지만, 미국은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미국 MD에 대항해 유럽연합(EU) 접경지역에 미사일을 배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날 TV연설을 통해 “러시아는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폴란드, 리투아니아와 맞닿은 칼리닌그라드 외곽에 배치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이 지역에 즉각 레이더 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국방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스칸데르 미사일의 사정거리는 500㎞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냉전시대를 연상시키는 호전적인 수사를 사용하면서 이스칸데르 미사일 시스템을 조지아 및 터키와 인접한 남부에도 배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MD의 일환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동구권에 미사일을 배치하려는 미국은 러시아의 반발에도 추진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토미 비에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유럽지역에 계획된 MD망이 러시아의 전략적 억지력을 위협하지 않고 위협할 수도 없다는 점을 여러 채널을 통해 러시아에 전했다”며 “우리는 유럽 MD계획을 어떤 식으로든 제한하거나 수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이번 MD계획이 러시아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유럽과 우리 동맹국을 위협하는 이란의 탄도미사일 위협을 억지하고 격퇴시키기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김영화 기자/betty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