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1등이 뭔지? 체벌하는 엄마에 아들은 결국…
뉴스종합| 2011-11-24 10:04
중학교때부터 줄곧 상위권 성적을 유지해온 A(18)군은 학교에서 모범생으로 통했다. 학교 친구들과도 관계가 원만해 친구들을 집으로 데려오는 등 학교생활에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A군은 23일 광진구 구의동 자신의 집에서 모친(51)을 살해하고 사체를 8개월 동안 방치한 혐의로 체포됐다. 모범생으로 통하던 A군이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은 지난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학교때부터 전국 석차가 4000~5000등에 들 정도로 성적이 우수했던 A군은 5년 전 부모가 별거하면서 모친의 지나친 관심을 받으면서 과중한 학업스트레스를 받았다. 급기야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는 전국 석차를 62등으로 위조해 B씨에게 보여주면서 모친의 잔소리를 피해왔다.

평소 B씨는 항상 1등을 해야 한다며 A군을 채근하면서 성적이 떨어지거나 공부를 하지 않으면 저녁식사를 주지 않았다. 때로는 야구배트와 홍두깨 등을 이용해 A군을 폭행하는 등 과중하게 학업스트레스를 유발해 왔다.

그러던 중에 지난 3월 14일 학교에서 대학진학상담을 위해 부모를 모셔오게 되면서 성적을 위조한 것이 들통날 것이 두려웠던 A군은 13일 토요일 정오께 범행을 결심했다. 안방에서 낮잠을 자던 모친의 왼쪽눈을 찔렀으나 모친이 저항하자 목을 조르려했고, 이도 여의치 않자 다시 흉기를 집어들고 모친의 식도를 찔러 그 자리에서 사망케 했다.

A군은 어머니가 죽자 그대로 안방에 사체를 방치했다. 여름에 구더기가 일고 냄새가 나자 공업용본드로 안방 문틈새를 완전히 봉인했다. A군은 사체가 부패돼 가는 중에도 집으로 친구들을 데려와 평소와 다름 없이 행동하며 범행을 눈치채지 못하게 했다.

그러나 A군의 범행은 별거 중이던 부친이 집으로 찾아오면서 드러났다. 별거 이후 월 100만원 가량의 생활비를 보내오던 부친은 지난 6월에 전화를 걸어 B씨의 행방을 물었다. A군은 “가출했다”고 둘러대며 당시 상황을 모면했다. 평소 왕래가 없던 부친은 5개월이 지난 11월 22일에 집을 찾아왔으나 A군이 당황하며 문을 걸어잠그고 나오지 않았다. 부친은 119 소방대에 연락해 문을 열고 들어갔고, 현장에서 A군과 B씨의 사체를 발견하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도 A군은 이번 수학능력시험에서 평소과 같이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대학진학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A군에 대해 존속살해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며, 24일 영장실질심사가 있을 예정이다. 

<이태형 기자 @vmfhapxpdntm>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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