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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정상회의,재정기준 합의 초안 나왔지만…정상들 동상이몽으로 최종합의는 암울
뉴스종합| 2011-12-09 11:52
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연합(EU) 27개국 정상이 ‘비공식 만찬’을 통해 엄격한 재정 기준 적용 등을 담은 공동 성명서 초안이 나왔지만 넘어야 할 산은 첩첩산중이다. 우선 9일로 예정된 ‘본회담’에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영구대체할 유럽안정화기구(ESM)를 은행처럼 운영하는 방안에 독일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성공적인 결과를 기대하긴 난망한 형국이다. EU조약 개정 여부는 가장 뜨거운 감자다.

EU 각국 수뇌부가 회의에 임하는 자세는 비장하지만, 나름의 셈법을 포기하려 하지 않는다는 점은 그들의 입을 통해서 여실히 드러난다. 독일과 프랑스, 영국 등 주요국의 충돌 속에 초안이 유명무실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유로존 국가서도 엇갈리는 EU조약 개정=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브뤼셀에 도착해 “유로화가 신뢰를 회복하는 게 중요하다”면서 “EU조약은 그런 방향으로 개정돼야 하고 이에 반대하는 비유로존 국가들도 재정안정 동맹과 긴밀히 움직여야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본다”고 조약 개정에 대한 강행 입장을 유지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회의 참석에 앞서 “9일 회의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두 번째 기회는 없을 것”이라며 즉각적인 행동을 요청했다.

그러나 같은 유로화를 사용하는 핀란드의 지르키 카타이넨 총리는 “엄격한 재정 기준엔 동의하지만 조약 변경이 이를 달성하는 유일한 수단은 아니다”며 “필요하다면 개정할 수 있지만, 이번 회의가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다”고 말해 견해차를 드러냈다.

▶영국과 스웨덴 총리 극렬반대=비유로화 국가인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대타협의 최대 걸림돌로 부각됐다. 그는 브뤼셀로 떠나기 전 언론에 “영국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원하는 걸 얻지 못한다면 조약을 거부할 것”이라고 했다. 스웨덴의 프레드릭 레인펠트 총리도 “조약 개정을 지지하지 않는다. 여러 조치들이 논의될 수 있지만 조약 개정은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고 반대의사를 표했다.

▶美ㆍ러시아의 우회 압박에 교황의 기도까지=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유럽 재정위기를 막지 못하면 미국 내 핫이슈인 일자리 창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 EU 지도자들의 정치력 발휘를 주문했다. 그는 “유럽은 충분히 부자인데 문제를 해결 못할 이유가 없다”며 “EU 정상들이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과감한 조치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압박했다. 러시아의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도 “유럽위기가 전 세계와 러시아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어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역내 문제 해결을 도와달라고 성모 마리아에게 기도했다. 그는 “이탈리아, 유럽, 전 세계 다른 국가들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겹겹이 덮친 안개 속에서 한줄기 빛을 볼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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