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시중은행 내년 수익성 먹구름
뉴스종합| 2011-12-12 10:46
한국경제의 성장둔화 여파로 내년에는 은행의 수익성이 크게 저하될 것으로 분석된다. 불확실한 경기로 중소기업 및 가계 대출의 연체 위험이 높아지면서 대출증가세 둔화가 예상되는가 하면 기준금리 동결 및 인하 가능성 등으로 인해 이자수익은 정체될 것으로 예상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와 국내외 연구기관들은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3%대 후반으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은행의 대출성장 모멘텀이 약화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올해에는 대기업 및 주택담보 대출이 은행 여신 증가를 주도했다. 은행들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연초 대비 현재 대기업과 주택담보 대출 성장률은 각각 28.0%, 6.1%로 중소기업(4.5%)과 가계일반(2.2%) 여신 성장률을 크게 웃돌았다.
그러나 내년 전망은 밝지 않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시중은행들의 집중적인 대출처였던 부동산 시장과 고성장 산업이 금융위기로 인해 침체기에 접어들었다”며 “신용리스크 증가와 자금의 공급감소로 이어져 은행의 고도성장을 제한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내년에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면 국내 산업과 가계대출 성장세도 둔화해 은행 대출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신한금융투자는 KB 우리 하나 기업 외환 부산 대구 등 7개 은행의 내년 대출 증가율을 올해(7.80%)보다 낮은 5.54%로 전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도 최근 보고서에서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면서 내년 은행의 대출증가율이 5%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BoA 메릴린치는 특히 “대출 증가세 둔화는 영업이익의 80%를 이자수익에 의존하는 한국 은행들의 핵심 수익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며 “내년 말까지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큰 점도 은행 이자수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내년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도 통화당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자산운용수익에서 비용을 뺀 뒤 운용자산으로 나눈 것)을 더욱 끌어내릴 것으로 보인다. 평균 대출금리의 하락폭이 평균 수신금리의 하락폭보다 커지면서 은행의 운용수익률이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가계대출 연체율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데다 향후 2년 안에 원리금 일시 상환 대출의 비중이 3분의 1 이상이 되면서 원금상환을 시작해야 한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출 부실화에 대비해 금융권이 대손충당금을 대폭 확충하면 그 만큼 운용자산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조동석 기자/ds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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