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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랜드 지분 매각, 삼성-KCC ‘절묘한 윈-윈’…그 과정엔 의문부호도?
뉴스종합| 2011-12-13 08:12
KCC가 삼성카드가 보유한 삼성에버랜드 지분 25.64% 중 17%(7738억5190만원)를 인수한 것은 삼성과 KCC의 ‘절묘한 윈-윈’이라는 평가다.

내년 4월까지 삼성카드의 에버랜드 지분율을 5% 미만으로 낮춰야 하는 삼성으로선 금산법 굴레를 벗어날 수 있게 됐고, 국내 도료 분야 1위에다가 태양광 등 신사업을 추진하는 KCC로서는 삼성 지배구조에 들어감으로서 시장의 주목을 받는 효과를 얻었다.

KCC가 에버랜드 지분 인수자가 된 것은 최적의 조건을 제시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산법 걸림돌을 해결해야 하는 삼성에버랜드에 투자자들이 눈독을 들였지만 KCC만한 조건이 없었다는 것이다. KCC가 현금 동원력이 뛰어난 기업이라는 것도 삼성이 파트너로 택한 이유라는 분석이다.

이로써 삼성은 지난 7년간 이어져오던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삼성에버랜드’의 삼성 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를 끊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일가를 정점으로 한 지배구조에는 이상이 없다는 것이 지배적인 평가다. 여전히 에버랜드의 최대 주주는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25.1%)이다.

그동안 현대차 지분 매각 등을 통해 현금능력을 키워온 KCC의 목표가 에버랜드였다는 것으로 결론지어진 것도 주목된다. 현대그룹과 분쟁의 당사자였던 KCC가 범현대가 소용돌이에서 벗어나 신성장을 택했다는 점에서 향후 삼성과의 파트너십 모색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KCC 관계자는 “향후 에버랜드 상장 시 시너지가 상당하고 KCC 주력 사업인 도료 분야에서 삼성중공업, 삼성물산 건설부문과의 거래도 염두에 둔 투자”라고 설명했다. KCC가 내심 차세대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태양광에서의 투자와 결실을 위해서 삼성과 적극적으로 손을 잡을 가능성도 대두된다.

삼성으로서도 KCC를 택한 것은 향후 에버랜드를 둘러싼 경영권 분쟁을 미연에 방지한 차원도 무시할 수 없어 보인다. KCC가 현대차, 만도, 현대중공업 등 2대주주로 참여해 왔지만 단순 투자자 역할만 해온 점이 크게 강조됐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지배구조를 위협할 인수자를 끌어들일 이유는 없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지배적인 관측이었다”며 “다소 낮아보이는 가격에도 지분을 판 것은 이 같은 점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상 기자 @yscafezz>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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