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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주유소 3대 악재 암초 될라… 기름값 인하효과 과장, 자영주유소 반발 등
뉴스종합| 2011-12-23 09:49
정부가 추진 중인 알뜰주유소가 우여곡절 끝에 공급사를 선정하고 29일 1호점 오픈을 앞두고 있지만 아직도 곳곳에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기름값 인하효과가 과장됐다는 주장과 함께 정부의 판매가격 통제 부담으로 활성화 여부도 미지수이다. 공급사 브랜드의 주유소들은 반발 조짐을 보이고 있고, 1호점은 과거 가짜 기름을 팔던 곳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정유사 및 주유소 업계에 따르면 중부지역 공급사로 선정된 현대오일뱅크와 영호남권의 GS칼텍스가 1년간 공급할 가격은 리터당 35~40원 정도 할인된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는 입찰 기준인 ‘무채권 주유소 현금거래 가격’으로 외상이나 채권없이 선금을 지급하고 정유사에서 직접 기름을 구매하는 주유소의 거래 가격이다.

그러나 이미 당초 목표였던 50원 정도 보다 할인폭이 적고, 거래 관행에 따르면 큰 메리트가 없다는 의견이다. 주유소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주유소들이 정유사와 무채권 거래를 하며 공장도 가격 기준보다 상당 부분 할인된 현물을 구매할 수 있어 이번에 정해진 할인폭은 관심을 끌 수준이 못된다”고 말했다.

셀프시스템 도입, 판촉비용 절감 등으로 목표치인 리터당 100원 싼 주유소 현실화도 두고 볼 일이다. 업계에서는 통상 세차할인 티켓이나 각종 판촉품을 제공하지 않을 경우 리터당 할인폭이 20원을 넘지 못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두번째 암초는 알뜰주유소 공급사의 폴사인을 달고 있는 자영주유소들의 반발이다. 이들은 상표를 떼고 거래선을 바꾸자는 격한 반응까지 보이고 있다. GS자영주유소협의회는 23일 모여 대응 방안을 모색했고 현대오일뱅크자영주유소협의회는 내주초 대응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이들은 알뜰주유소에 공급키로 알려진 리터당 35~40원 저렴한 공급가격을 자영주유소 사업자에게도 똑같이 적용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알뜰주유소 1호점이 될 경기도 용인시의 주유소가 과거 유사석유 판매로 처벌받은 전력이 드러났다. 이 주유소는 2009년 7월 과징금 7500만원과 그해 11월까지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곳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곳은 세차례에 걸쳐 폴사인을 교체하며 영업하다가 지난달 말 K사가 부지와 건물을 인수했다.

알뜰주유소 신청 안내 공고에 따르면 최근 3년 이내 유사석유 판매 전력이 없어야 하지만 한국석유공사는 “유사석유 판매로 처벌받은 업소도 주인이 바뀌면 참여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식경제부는 “사회공헌형 기업이 인수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불법 이력이 남아있는 곳에 상징성이 큰 1호점을 부여한 것은 명백한 오판이라는 지적이다. 알뜰주유소 신청을 고려 중이라는 한 주유소 사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에 ‘빨간줄’이 그어진 주유소를 참여시킨다는 것이 알려지면 누가 알뜰주유소를 하려고 하겠느냐”며 “신청을 다시 생각해봐야 겠다”고 혀를 찼다.

<류정일 기자 @ryu_peluche>

ry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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