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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작년보다 확대” 23%…투자·고용 성장두축 흔들
뉴스종합| 2012-01-02 10:29
임진년(壬辰年)의 우렁찬 기운이 움츠린 한국경제에 힘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새해가 밝았지만 경제 양대 축인 투자와 고용 모두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유럽발 경제위기부터 대선, 총선, 대북정책 등 매머드급 외부변수까지 산재한 탓에 기업들이 투자와 고용 모두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나 연구기관에서 전망하는 경제성장률보다 현장의 반응은 더 차갑게 나왔다. 올해 한국경제는 흔들리는 투자와 고용을 다잡고 저성장을 극복하는 일이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이번 ‘2012년 기업경영 전략과 업계 전망’ 설문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투자와 고용 분야 모두 앞선 조사보다 보수적인 전망이 나왔다는 점이다. 올해 투자를 전년 대비 늘리겠다는 답변은 23.3%에 그쳤고, 절반이 넘는 69.7%가 전년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응답했다. 아예 투자를 줄이겠다는 응답도 7%를 차지했다.

지난해 5월 진행한 같은 설문조사와 비교할 때는 전년 대비 투자를 늘리겠다는 답변이 32.1%, 전년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응답이 64%를 차지했고, 3.9%만이 투자를 줄이겠다고 답했다. 지난해 하반기를 거치면서 투자를 늘리겠다는 응답은 8.8%포인트나 줄었고, 전년 수준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투자를 줄이겠다는 응답은 각각 5.7%포인트, 3.1%포인트 늘어났다. 지난해 하반기 고유가와 고환율, 유럽 경제위기 등이 겹치면서 기업이 올해 투자 계획을 대폭 축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고용 전망 역시 보수적으로 나왔다. 전년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응답이 66.7%로 가장 많았고, 23.3%만이 전년보다 고용을 늘리겠다고 응답했다. 지난해 5월 조사와 비교할 때 고용을 확대하겠다는 응답은 11.2%포인트 감소했고, 같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고용을 축소하겠다는 응답은 각각 5,8%포인트, 5.4%포인트 증가했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지난해 초 설문조사에선 전년 대비 고용을 늘리겠다(28.5%), 전년 수준을 유지하겠다(62.5%)는 응답이 올해 초와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는 점이다. 즉, 지난해 초에는 고용 전망을 보수적으로 접근했지만 상반기를 거치면서 다소 호전됐고, 이후 글로벌 경기불황이 가시화된 하반기에 다시 위축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경제성장률 전망도 다르지 않다. 이번 조사에서 기업은 올해 한국경제가 3.3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기업 3.23%, 중소기업이 3.36%로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이 좀 더 보수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지난해 초와 5월에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나온 5.0%, 3.8%보다도 낮다. 현장에서 체감하는 경제전망이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보수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의미다.

다른 기관의 전망치와 비교해서도 차이가 보인다. 기업이 예상한 경제성장률 전망은 한국은행이 내놓은 3.7%나 한국개발연구원이 제시한 3.8%, 삼성경제연구소의 3.6% 등보다 모두 낮은 수치다. 현장이 정부기관이나 연구소가 보고 있는 전망보다 더 보수적으로 체감하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환율 등 외부변수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5월 조사에선 절반 이상인 52.1%가 환율 전망을 1050원 이상~1100원 미만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선 같은 응답이 32.7%로 줄었고, 1100원 이상~1150원 미만(22.5%), 1150원 이상~1200원 미만(24.5%) 등이 상대적으로 증가했다. 대북 리스크를 비롯, 한반도 정세 악화가 자칫 환율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상수 기자 @sangskim>

dlcw@heraldcorp.com

설문조사 어떻게 했나

헤럴드경제와 대한상공회의소가 공동 진행한 ‘2012년 기업경영 전략과 업계 전망’ 설문은 구조화된 질문지를 이용한 팩스 및 전화 확인조사로 실시됐다. 모집단은 대한민국 소재기업이며, 표본은 대기업 288곳, 중소기업 717곳 등 총 1005개사다. 조사는 2011년 12월 5일부터 19일까지 보름간 진행했으며, 표본 추출은 업종별ㆍ기업규모별 할당추출을 활용했다. 표본오차는 ±3.09%이며 신뢰수준은 95%다. 설문조사는 마켓비전컨설팅그룹이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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