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1번지
학살수준 물갈이·시발점은 TK…칼꺼내든 朴
뉴스종합| 2012-01-04 11:19
“인적쇄신이 당 개혁 최대명제”

비대위 성패 걸고 강행 의지


‘5%룰’ 사실상 공천기준 예고

영남·강남 현역의원들 패닉속

朴 불출마로 반발제압 가능성

“소비자가 외면한 상품(정치인)은 퇴출” “기득권을 지키려고 바둥거리고 있다”

공천학살에 비유되는 ‘5%룰(의원 지지도가 당 지지도에 비해 5% 낮으면 공천 탈락)’ ‘영남권 90% 물갈이’ 등에 대한 현역의원의 불만과 불안에 대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의 답변이다. 박근혜 위원장은 현역의원의 반발에는 ‘박근혜 본인 불출마’로 맞선다는 각오다.

▶본지 3일자 1·6면 참조

4일 비대위는 ‘현역의원 대거 탈락’을 골자로 하는 공천개혁 방향을 재확인했다. 이상돈 비대위원은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이 시점에서는 변화가 중요하다”며 무게중심이 큰 폭의 물갈이에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총선에서 선전하기 위해서는 새 인물이 대거 등장해야 하며, 그 시발점이 대구와 경북이 돼야 한다”며 TK지역 90% 물갈이론에 공감대를 나타내기도 했다. 박 위원장의 불출마 선언설도 같은 맥락이다. 용퇴를 망설이고 있는 현역의원, 특히 중진을 향한 직접적인 압박이라는 의미다.

이 위원은 2004년 총선에서 중진 20여명이 대거 불출마했던 것을 예로 들며 “이번에도 그런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후진에게 길을 터주는 분이 있어야 한나라당이 숨을 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은 직설적인 화법으로 현역 교체에 방점을 찍었다.

김 비대위원은 ‘창조적 파괴’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소비자가 사려 하지 않는데 과거와 같은 물건을 내놓으면 기업이 존속할 수 없다”며 “현재 국민 속에서 거론되는 새로운 상품이 공천”이라고 강조했다.

‘수도권 50%, 영남 90% 물갈이’ 설에 충격받은, 외면받은 상품의 반발 움직임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거침없는 행보로 눈길을 끌고 있는 이준석(27) 한나라당 비대위원이 4일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정강정책회의에서 벌떡 일어나 발언하고 있다. 정강정책회의 소위원회는 이준석·이양희 비대위원,신인석·안종범·김미연 자문위원, 권영진 한나라당 의원 등 6인이 매주 화ㆍ목요일 회의를 연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김 비대위원은 “기득권을 가진 사람이 기득권 유지를 위해 바둥거리는 게 좋아 보이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이는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한 충격이 필요하다는 박 비대위원장과 당의 절박한 위기의식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지난 17대와 18대 총선에서 현역의원 물갈이 비율이 40%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는 50% 또는 그 이상의 충격요법이 불가피하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 90% 학살’을 뜻하는 5%룰이 나온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남은 과제는 희생자의 반발을 무마하는 것 뿐이라는 분석이다. 당 지도부 역시 불필요한 마찰 줄이기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최근 ‘5%룰’을 흘려 현역의원의 거센 반발을 샀던 당 산하 연구기관인 여의도연구소는 문건 자체를 부인하며 불끄기에 나섰고, 당도 9일로 예정됐던 의총을 취소했다.

한편 박 비대위원장 및 당 지도부의 현역의원 교체 의지가 확고해지면서 일각에서는 불출마 선언을 서두르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오전 한나라당 내에서는 “영남과 수도권 지역 중진 몇 명이 불출마 선언을 준비하고 있다”는 말과 함께 몇몇 의원이 주목받기도 했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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