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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단순 제조업 취급해선 미래없다”
뉴스종합| 2012-01-05 10:58

충전망 등 인프라 구축 절실

전망 불투명 업계도 자금난 고전

中정부 의무생산 지원정책 부러워


배터리 성능높여 차량가격 낮추고

주행거리·속도 등 맞춤형 소량생산

저변 넓혀 시장확대 일조 포부


“전기차는 단순히 제조업이 아니에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할 시스템 산업이죠.”

원춘건 그린카클린시티 대표이사는 전기차 산업만큼 세상을 이롭게 하는 산업이 없다고 했다. 그는 “전기차 산업은 사회가 요구하는 사업”이라고 생각했다.

과거 한 공중파 방송사에서 7년 동안 다큐멘터리 PD를 하면서 그는 그야말로 ‘목숨을 걸 만한 일’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전기차 사업에서 그는 목숨을 걸 만한 사업성을 봤다고 말한다. 그는 “PD가 다양한 장점들을 한데 모아 새로운 창조물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전기차 산업의 각 분야를 코디네이트(Coordinate)해 시스템화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고 밝혔다.

원 대표는 단순히 회사보다는 전기차 산업 전체의 얘기를 더 하고 싶어했다. 한 기업의 대표이기 전에 한국전기자동차산업협회의 회장직을 맡고 있는 그로서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그는 한때 7대 국책과제 중 하나로 정부가 정책적으로 육성하겠다던 전기자동차 산업이 최근 크게 홀대받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더군다나 중소기업의 전기차 개발은 더 힘들 수밖에 없다.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단순히 전기차만 만드는 것도 능사는 아니다.

협회가 출범하던 2009년 당시만 해도 54개 회원사가 등록돼 있었지만 지금 실제 활동하는 기업들은 10여개에 불과하다고 한다. 아직 단기적으론 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전기차 업계의 현실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CT&T, AD모터스, 지앤디윈텍 등 주식시장에 상장도 하고 100억원대 이상 투자했던 기업들이 요즘 매우 힘들어 합니다.”

원춘건 그린카클린시티 대표이사와 한국전력에 납품할 예정인 전기차 T-U100.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자금난에 허덕이는 전기차업계를 보며 그는 지식경제부에 원조도 요청해 봤지만 사업 자체에 보수적인 입장을 보이는 공무원들을 보며 많이 실망했다고 한다.

원 대표는 “중국의 경우 의무적으로 전기차를 일정 수준 생산하도록 정부가 지원한다”며 “지난해 9월에 중국의 한 전기차 모터쇼에 갔을 때만 해도 차량이 조잡하기 그지 없었지만 11월에 다시 가보니 정말 탈 만한 차를 만들어 놨더라”고 부러워했다.

그는 전기차 산업의 성장성을 보고 뛰어들었지만 지금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하지만 대한민국 전기차 산업의 미래 발전가능성에 대해선 절대 의심하지 않고 있었다.

그는 “초고속 통신망 등 IT산업의 발전 모습만 봐도 우리나라는 미국이나 중국보다 인프라 구축이 유리하다”며 “전기자동차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사업이며 충전망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반인들이 쉽게 살 수 있도록 저렴한 차량을 만드는 것도 그만의 전략이었다. 원 대표는 “배터리가 차량 가격의 절반일 정도로 차량 가격을 1000만원대로 크게 낮췄다”고 말했다.

최근 그린카클린시티는 차량(T-U100) 52대를 한국전력에 사내업무용으로 납품하기로 계약을 했고 차량을 생산 중이다. 주문자가 원하는 대로 최대 주행거리와 속도를 조절할 수 있어 맞춤형 판매도 가능해 소량생산의 강점을 십분 활용했다. 그린카클린시티는 배터리 핵심부품인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성능을 강화한 제품도 곧 출시할 예정이다.

원 대표는 “전기차 산업은 가치있고 의미있고 보람있는 산업”이라며 “세계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 시프트가 일어난다면 우리나라, 우리 회사가 패러다임 시프트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라는 큰 꿈을 밝혔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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