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금리자료 오류
안내문 없이 슬그머니 수정
조사인력만 수백명에 달하는 한국은행이 통계오류를 범하고 그 사후 조치마저 제대로 하지 않아 빈축을 사고 있다. 오류 발생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은 물론 며칠 뒤 오류를 바로 잡으면서 ‘고쳤다’는 아무런 알림조차 하지 않은 것이다.
한은은 지난해 12월 30일 ‘11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자료를 배포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11월 예금은행의 금리수준별 정기예금 비중’은 ▷0~2.0% 미만 4.9% ▷2.0~3.0% 미만 9.9% ▷3.0~4.0% 미만 66.5% ▷4.0~5.0% 미만 18.6% ▷5.0~6.0% 미만 0.1%라고 돼 있다.
전달인 10월과 비교할 때 0~2.0% 미만과 2.0~3.0% 미만의 비중은 각각 4.8%포인트, 2.0%포인트 올라가면서 평소보다 큰 증가폭을 보였다. 3.0~4.0% 미만에선 2.7%포인트, 4.0~5.0% 미만은 4.1%포인트 급감했다. 변동폭이 매우 심해 한은 담당자가 통계를 의심해 볼 수도 있었다.
틀린 자료는 이달 3일 오전까지 홈페이지에 버젓이 올라와 있었다. 이때까지 해당 자료 조회 수는 600여건.
그러나 본지 취재진이 통계오류 가능성을 지적하자 한은은 같은날 해당 금리별 정기예금 비중을 0.3%, 8.5%, 68.5%, 22.6%, 0.1%라고 고쳤다.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오류가 일어나 수정했다는 안내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틀린 자료를 조회하거나 다운받아 활용한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셈이다.
특히 이 통계는 매달 나오는 것으로, 모형에 숫자만 바꿔넣으면 되는 수준이다.
한은 관계자는 “한 은행의 자료가 틀려 전체적으로 틀린 통계가 나오게 됐다”고 해명했다.
조동석 기자/dsch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