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일반
‘로또’ 판교 당첨 5년, 입지별 희비 갈렸다
부동산| 2012-01-09 10:06
단지별 가격차 1억5000만원…옥석 가리기 본격화

지난 2006년 분양 당시 수십대 1의 경쟁률을 자랑하던 ‘로또 판교’에서 입지별로 옥석 가리기가 한창이다. 당시 판교에 당첨된 사람들은 당첨 자체만으로 축하 받기에 여념이 없었지만, 5년여의 시간이 흐른 현재 단지별로 1억~1억5000만원까지 가격차가 벌어지며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개통된 신분당선 판교역 인근의 봇들마을 7,8단지는 최근 입주한 백현마을 아파트를 제외하고 판교신도시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아파트다. 성남시 삼평동의 봇들마을 1~9단지 아파트는 2006년 청약을 받고 2009년 입주를 시작한 판교 1세대 아파트다. 당시 분양가는 전용면적 85㎡ 기준 3억8000만~3억9000만원대로 비슷했지만 현재는 단지별로 가격 차이가 벌어졌다. 7,8단지는 85㎡ 기준 평균 7억 5000만~8억 2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된 데 비해 1,2단지는 6억원대 후반으로 1억원 이상 차이가 난다.

동판교 인근 A공인관계자는 “최저ㆍ 최고 호가를 반영하면 차이는 더 벌어진다”며 “보통 1억3000만~1억5000만원 정도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도 7,8단지의 경우 매매가의 53~55%, 1,2단지는 42%선에서 형성돼 있어 1억원 정도 차이가 있다.

같은 로또라지만 이들의 몸값이 격차를 보이는 것은 7,8단지가 교통ㆍ학군ㆍ편의시설 등 3박자 모두 조금씩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휴먼시아 봇들마을 7,8단지 아파트는 서울 강남까지 14분대로 이동 가능한 신분당선 판교역에서 도보로 10분~15분 거리에 위치했다. 서울과 분당으로 연결되는 버스 노선도 많다. 반면 1,2단지는 판교역의 도보 이용이 불가능하고, 분당 서현으로 이동하는 버스 노선이 없어 도심 접근성이 떨어지는 편이다. 

한때 로또라 불리며 청약 최고 경쟁률을 자랑했던 판교 내에서도 입지에 따라 가격 차가 벌어지고 있다. 사진은 2006년 분양한 봇들마을 아파트 중 가장 인기가 높은 휴먼시아 봇들마을 7,8단지.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교통 외에도 학군이 시세에 결정적인 차이를 보인다고 전했다. 봇들마을 7,8단지 인근에 위치한 보평 초ㆍ중ㆍ고등학교는 삼각형을 이루며 마주 보고 있어 부모들이 선호하는 데다, 보평 초등학교의 경우 ‘혁신 학교’로 널리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경기도에서 시작된 혁신학교는 기존 공교육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설립된 대안 모델로 적은 인원의 소규모 학급, 80분 심화 수업과 30분 휴식 시간, 토론형 수업, 발레ㆍ연극ㆍ도예 등 문화예술교육 등을 실시한다. 특히 보평 초등학교의 경우 혁신학교의 기초 모델을 설립한 서길원 교장이 부임해있어 부모들의 선호도가 더 높다. 바로 옆 보평 중학교 역시 혁신학교, 고등학교는 과학중점학교로 지정돼 있어 교육 프리미엄이 상당하다.

아직은 편의 시설 면에서 다소 썰렁한 판교지만 7,8단지 근처가 타 단지에 비해 근린 상가 등도 더 잘 갖춰져 있다는 평이다. 두 단지 중에서는 임대 물량이 함께 있는 7단지보다 일반 분야으로만 이뤄진 8단지의 선호도가 조금 더 높다.

로또 판교 내 격차는 앞으로 계속 벌어질 것이라는게 인근 공인중개사들의 중론이다. 현재도 시세에 반영이 돼있지만, 판교 테크노 밸리 입주가 본격화되면 유동 인구 증가와 상권 활성화의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다.

K공인관계자는 “연구원이 많은 테크노 밸리 입주자의 특성상 생활 수준과 교육 수준도 향상될 것”이라며 “테크노밸리와 판교역 사이 부족한 편의시설이 채워지며 접근성이 좋은 7,8단지의 가치가 더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자영 기자 @nointerest0> 
/ nointe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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