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학군·편의시설 따라

집값도 큰 격차 보여

봇들마을 7,8단지

1억∼1억5000만원 높아



지난 2006년 분양 당시 수십대 1의 경쟁률을 자랑하던 ‘로또 판교’에서 입지별 옥석 가리기가 한창이다. 당시 판교에 당첨된 사람들은 당첨 자체만으로 축하 받기에 여념이 없었지만, 5년여의 시간이 흐른 현재 단지별로 1억~1억5000만원까지 가격차가 벌어지며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성남 판교신도시 삼평동의 봇들마을 1~9단지 아파트는 2006년 청약을 받고 2009년 입주를 시작한 판교 1세대 아파트다. 당시 분양가는 전용면적 85㎡ 기준 3억8000만~3억9000만원대로 비슷했지만 현재는 단지별로 가격 차이가 벌어졌다.

특히 지난해 10월 개통된 신분당선 판교역 인근의 봇들마을 7,8단지의 경우 최근 입주한 백현마을 아파트와 함께 판교 신도시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아파트로 꼽힌다.

봇들마을 7,8단지는 85㎡ 기준 평균 7억 5000만~8억 2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된 데 비해, 다른 단지는 6억원대 후반으로 1억원 이상 차이가 난다. 동판교 인근 A공인관계자는 “최저ㆍ최고 호가를 반영하면 차이는 더 벌어진다”며 “보통 1억3000만~1억5000만원 정도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도 7,8단지의 경우 매매가의 53~55%, 여타 단지는 42%선에서 형성돼 있어 1억원 정도 차이가 있다.

같은 로또라지만 이들의 몸값이 격차를 보이는 것은 7,8단지가 교통ㆍ학군ㆍ편의시설 등 3박자 모두 조금씩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7,8단지의 경우 서울 강남까지 14분대면 이동할 수 있는 신분당선 ‘판교역’에서 도보 10분~15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서울과 분당으로 연결되는 버스 노선도 많다. 반면 여타 단지는 판교역의 도보 이용이 불가능하고, 분당 서현으로 이동하는 버스 노선이 없어 도심 접근성이 떨어지는 편이다. 

한때 로또라 불리며 청약 최고 경쟁률을 자랑했던 판교 내에서도 입지에 따라 가격 차가 벌어지고 있다. 사진은 2006년 분양한 봇들마을 아파트 중 가장 인기가 높은 휴먼시아 봇들마을 7,8단지 전경.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교통 외에도 학군이 시세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전했다. 봇들마을 7,8단지 인근에 위치한 보평 초ㆍ중ㆍ고등학교는 삼각형을 이루며 마주 보고 있다. 특히 보평 초ㆍ중학교의 경우 ‘혁신 학교’로 학부모 선호도가 높고, 고등학교는 ‘과학중점학교’로 지정돼 있어 교육 프리미엄이 상당하다.

로또 판교 내 격차는 앞으로 계속 벌어질 것이라는게 인근 공인중개사들의 중론이다. 현재도 시세에 일부 반영이 돼 있지만, 판교 테크노 밸리 입주가 본격화되면 유동 인구 증가와 상권 활성화의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다.

K공인관계자는 “연구원이 많은 테크노 밸리 입주자의 특성상 생활 수준과 교육 수준도 향상될 것”이라며 “테크노밸리와 판교역 사이 부족한 편의시설이 채워지면 접근성이 좋은 7,8단지의 가치가 더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자영 기자/nointeres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