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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회장 만난 안철수, “실패 용인하는 사회가 혁신 가능”
뉴스종합| 2012-01-10 17:57
미국을 방문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에릭 슈미츠 구글 회장을 만나 혁신과 상생, 고용, 기부 등에 관한 이야기를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9일(현지시간) 안 원장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 위치한 구글 본사를 방문, 약 1시간 동안 슈미트 회장과 대화를 나눴다.
안철수 원장은 “슈미트 회장이 한국은 이제 저가의 제조업 국가로는 안된다며 지식정보 기반 산업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라며 “그러려면 혁신이 중요하다고 해 공감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안 원장은 이어 “혁신의 싹을 자르지 않으려면 실패를 용인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며 “도덕적이고 성실한 경우 실수는 용납하면서 기회를 주다보면 성공해 국가나 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실리콘밸리의 조직 분위기를 높이 평가했다.

안 원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과 관련해서도 슈미트 회장과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안 원장은 “슈미트 회장은 실리콘 밸리에서는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불공정한 거래를 하는 일은 없다며 일종의 문화라고 말했다”면서 정부의 규제나 제도보다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인식의 확립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안 원장은 슈미트 회장과 신자유주의의 폐단에 대해서도 공감했다고 밝혔다. 그는 신자유주의의 가장 큰 문제점이 ‘고용없는 성장’이라고 지적하고 이는 세계화와 기술 발전에 따른 불가피한 면이 있지만 조금만 관심을 두고 노력한다면 어느 정도 해결 가능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사회에서 가장 민감한 기업 생태계와 고용 창출을 주제로 한 대화를 나눈 것은 학자로서가 아니라 정치적인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안 원장은 “의도적인 질문이 아니라 기업의 혁신 등을 얘기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대화가 그렇게 옮겨갔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안 원장은 슈미트 회장이 ‘에릭 슈미트 패밀리 파운데이션’이라는 자선 재단을 운영하고 있다고 해서 재단 설립과 운영에서 노하우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안 원장은 9일과 10일 이틀 동안 스탠퍼드 대학과 버클리 캘리포니아주립대에서 서울대 교수 채용을 위한 면접을 하고, 11일 시애틀로 이동해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을 만나 자선 재단 창설에 대한 조언을 들을 예정이다.

한편, 지난 8일 안 원장은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치 입문 여부에 대해 이례적으로 솔직한 답변을 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해 12월까지만 해도 강남 총선 출마설에 대해 “그럴 일이 없다”고 잘라 말하던 그가 “(정치 참여에 대해) 열정을 갖고 이겨나갈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내비친 것.

정치권은 안 원장의 이번 행보에 대해 정치적 해석은 자제하고 있으나,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의 올해 첫 행보라는 점에서 긴장하는 눈치다. 특히 글로벌 IT 업계를 짊어지고 있는 에릭 슈미트와 빌 게이츠, 두 거물을 만난다는 점에서 정치권 외에도 세계의 눈이 쏠리고 있다.

<이혜미 기자 @blue_knights>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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