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
소주 이젠 ‘남북전쟁’
뉴스종합| 2012-01-13 11:11
재벌소주“ 가자 南으로”
처음처럼·시원소주 투트랙
롯데칠성 지방 정벌 야심
하이트 진로‘ 참이슬’도
전국 유통망 등 재정비


지방소주“ 가자 北으로”
영호남맹주 무학·보해양조
수도권으로 영토확장 나서
라이벌등과 연합작전도…
전국구 목표 반격 채비



“가자 남으로 vs 북진 앞으로.”

이젠 남북전쟁이다.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이 북부군이라면 무학과 보해 등 지방 소주사가 남부군이다. 수도권을 정벌한 재벌 소주사는 지방 소주시장까지 공략하겠다며 남쪽(지방)을 향해 칼끝을 내밀었고, 이에 질세라 지방 소주사들도 북쪽(수도권)을 향해 ‘북진 앞으로!’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소주 남북전쟁을 통해 명실상부한 전국구 소주사의 입지를 굳힌다는 각오다.

▶재벌소주의 야심…천하통일을 위하여 ‘가자 남으로!’=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 등 두 재벌소주는 칼끝을 남쪽으로 돌리고 있다. 지방 소주사와 일전을 펼치기 위해 남진(南進)을 선택한 것이다. 양사 모두 라이벌이 버티고 있는 수도권에서 출혈 경쟁하기보다 중소기업들이 영업 중인 지방 소주시장을 공략할 경우 손쉽게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칠성은 우선 지난해 인수한 충북소주 공장에서 ‘처음처럼’을 본격 생산하기로 했다. 주력 브랜드인 ‘처음처럼’과 충북의 ‘시원소주’로 충청권 등 지방시장을 동시에 정벌하는 투트랩 작전을 위해서다. 이재혁 롯데칠성 사장이 최근 지방 영업소 등 현장 방문을 늘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롯데칠성은 지난해 10월 말 현재 15.4%의 점유율을 기록, 전년 대비 1.6%포인트 상승했다. 올핸 17%대 진입이 목표다.

‘참이슬’을 판매하는 하이트진로도 한번 해보자는 분위기다. 하이트진로의 칼끝이 겨냥한 곳은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지방 소주시장이다. 2010년 49%이던 ‘참이슬’ 점유율이 47.4%로 낮아졌지만 소주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지방을 손에 넣을 경우 손쉽게 50%대 재진입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하이트진로는 이를 위해 최근 전국 영업망과 유통조직을 말끔히 재정비했다. 지난해 단행한 맥주와 소주 영업조직 통합도 남진 프로젝트에 적극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지방 영업통으로 유명한 이원철 상무를 충청권을 관장하는 임원으로 긴급 배치했다. 순한 소주를 선호하는 지방 입맛에 맞춰 ‘참이슬’ 소주의 알코올 도수도 19.5도에서 19도로 낮췄다.

하이트진로 구원투수로 등판한 이남수 사장도 덩달아 발걸음이 빨라졌다. 이 사장은 전국에서 올라오는 영업 실적을 수시로 체크하며 영업사원을 독려하고 있다. 전국 거래선과 영업소, 유통매장을 방문하는 등 현장경영을 강화하고 나섰다.



▶지방소주의 대반격…전국구를 위하여 ‘북진 앞으로!’=재벌 소주사의 막강한 자금력에 맥을 못추던 지방 소주사들이 반란을 개시했다. 영남소주의 맹주로 등극한 무학과 새 주인을 만난 호남소주의 최강자 보해양조가 바로 반란을 일으킨 남부군들이다. 이들의 공격 타깃은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이 라이벌전을 벌여온 수도권이다.

대한민국 대표소주사인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의 텃밭을 장악한 뒤 이를 발판 삼아 전국구 소주업체로 우뚝 선다는 게 북진 카드를 선택한 무학의 목표다. 무학은 이 같은 야심을 위해 영남 라이벌인 금복주나 외국계 주류업체와의 연합작전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최재호 무학 회장은 최근 투자설명회에서 “2014년 수도권 진출을 위해 창원 2공장 증설 등 생산시설을 확충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무학은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에 이어 대한민국 NO.3로 지난해 12.1%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등 지방 1등 소주업체다.

영남에 무학이 있다면 호남엔 보해양조가 있다. 지난해 경영난으로 주인이 바뀌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보해양조는 시장점유율이 5.6%까지 떨어졌지만 수도권 공략을 통해 재기를 노리고 있다. 이를 위해 선택한 카드가 바로 수도권 공략이다. 보해양조가 북진 카드를 뽑아든 것은 15년 만이다.

최근 ‘월’ ‘강’ 등 옥수수 단일 주정의 신개념 소주 2종을 동시 선보인 것도 영토 확장을 위해서다. 보해양조는 또 서울 역삼동에 서울사무소를 설치했다. 수도권 공략의 결사대 역할을 할 영업조직도 전진 배치했다. 보해 관계자는 “뒤끝이 깔끔한 ‘월’과 ‘강’ 소주가 ‘김삿갓’ ‘곰바우’처럼 호남은 물론 수도권시장에서도 어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남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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