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일반
“이란도 중요한 비즈니스 상대”
뉴스종합| 2012-01-16 11:05
원유수입 축소기일 연기 등

美에 전략적 접근 협조요청


이란과도 ‘척지지 않는 외교’

감축규모 비공개로 이뤄질듯


외교부 고위인사 사우디 급파

대체원유 확보 발빠른 행보

“향후 비즈니스를 봤을 때 우리에겐 이란도 중요해요.”

정부가 이란산 원유 수입 중단 문제를 놓고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아야 할 입장이 됐다.

최대 우방국인 미국은 물론 교역상대국 이란과 척지지 않는 외교적 성과를 거두는 동시에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중동 국가로부터 대체 원유를 확보해야 한다. 이란산 원유 수입 파동을 일컬어 ‘외교전을 가미한 국제 비즈니스’라고 말하는 배경이다.

정부는 일본의 사례를 주의깊게 살피고 있다. 일본은 원자력발전소 53기 가운데 49기가 꺼진 에너지 비상 상황임에도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줄이겠다고 미국에 협조를 약속했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미국의 원유 수입 제재에 반대하는 중국마저도 다른 중동 국가를 상대로 수입선 다변화를 모색 중이다.

하지만 무조건 미국 편에 설 수도 없다는 것이 정부의 고민이다.

또 다른 외교부 당국자는 “이란은 원유 외에도 한국과의 교역액이 매우 큰 국가라는 점을 고려해 양국의 절충점을 잘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정확한 감축 규모는 비공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일본도 가이트너 재무장관이 방문했을 당시 ‘감축에 적극 협조하겠다’고만 밝혔을 뿐 구체적인 숫자는 공개하지 않았다.

명확한 감축액을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단 비상시에 대비한 대체 원유 확보에 집중하자는 것.

김황식 총리와 조석 지식경제부 2차관 등 정부 고위 당국자는 지난 15일 UAE 정부 측 인사와 만나 이란산 원유 대체 수입을 구체적으로 논의했다. 조만간 외교부 고위인사도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이와 같은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경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다른 중동국가에서 원유를 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면서도 “다만 이란산을 들여올 때보다 비용이 많이 드는데 그걸 얼마나 줄이는지가 최대 관건”이라고 말했다. 정부 내에서는 어차피 한국만 미 국방수권법 유보나 예외 조항을 인정받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대체선을 확보한 뒤 이란 원유 수입 축소 기일 적용을 연기해주는 방법을 미국 측에 제안하자는 안이 현실성을 감안한 전략으로 파악하고 있다.

윤정식 기자/yj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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