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1번지
한나라당 정중동.. 물갈이 공감, 그러나 나한테 칼이 온다면~”
뉴스종합| 2012-01-17 10:39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물갈이’ 공천안에 대해 한나라당 현역 의원들의 반응은 ‘정중동’이였다. 공천안 자체에 대해서는 일단 인정할 수 밖에 없지만, 칼날이 자신에게 올 경우 공정성을 문제 삼아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는 속내를 감추치 않았다.

17일 의원총회를 앞두고 한나라당 의원들은 전날 발표된 비대위의 공천안에 대해 “공정한 적용”을 이구동성으로 강조했다. 이날 아침에 열린 쇄신파 모임에서 남경필 의원은 “공천 제도 자체를 부정한다기 보다는 교체 지수가 무엇인지, 일률적으로 적용해도 되는 것인가에 논점이 있다”며 “의원들이 이것을 받아드릴 수 있도록 하는 과정과 노력도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공천에서 탈락하는 현역 의원 스스로가 그 과정을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기준의 중요성을 말한 것이다.

이날 회의에 참석해 “무조건 25%를 잘라야 한다는 것 때문에 그냥 세워놓고 재단한다면 반발이 있을 수 있다”며 권역별로 차등화된 기준 적용 필요성을 강조한 김형준 명지대 교수(교양학부)의 조언에 참석 의원 대부분이 공감의 뜻을 나타내기도 했다.

친 정몽준계 의원으로 최근 박 비대위원장에 대한 비판을 담은 책을 출판한 전여옥 의원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전 의원은 “공천안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실행하는지가 중요하다. 당원으로 구차스럽게 이렇다 저렇다 말하지 않겠다. 공정하게만 하면 된다”며 공정성을 강조했다.

이 같은 차분한 반응에 대해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비판할 지점이 없는 것”을 이유로 꼽았다. 쇄신파의 한 의원은 “비대위가 참 똑똑하다. 획일적으로 25%(현역의원 교체)를 던져지니까 받아들여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대위 초안을 평가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공천심사위원회가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고, 물갈이 대상 의원들의 구체적 명단이 하나 둘 씩 확정되는 설 연휴 이후에 주목했다. 의원 개인의 반발과 탈당은 물론, 그동안 쇄신이라는 이름 아래 수면 아래 잠들었던 계파 갈등도 다시 되살아 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날 수도권의 한 친이계 의원은 “현역 평가기준에 ‘의정활동’ 등이 포함될텐데, 그런 평가가 객관적일 수 있는지 논란의 여지가 있다”며 “따라서 현역 평가기준의 결과를 공개하고 의원들의 소명 절차가 뒤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의총에서는 공천안과 함께 재창당론, 중앙당 폐지 주장도 핵심 의제로 떠올랐다. 앞서 박 비대위원장이 중앙당ㆍ당대표직 폐지론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쇄신파는 이날도 공세의 끈을 놓지 않았다. 남경필 의원은 “총선을 앞둔 시점에 전당대회를 열어 중앙당ㆍ당대표직 폐지를 위해 당헌ㆍ당규를 개정하고, 이를 통해 재창당을 뛰어넘는, 실질적인 재창당을 해야한다”며 본격적인 여론 확산 작업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조민선ㆍ손미정 기자/bonjod@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