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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이냐 굴욕이냐 기로에 선 佛과 그리스
뉴스종합| 2012-01-18 10:36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내 경제적 낙제생 그리스와 아직은(?) 우량국인 프랑스가 각각 18일(이하 현지시간)과 19일, 운명의 테스트를 치른다. 그리스는 디폴트(채무불이행)로 가느냐 마느냐를 결정짓는 중대 갈림길에 선 채 민간채권단과 손실분담 관련 국채교환협상(PSI)에 매달린다. 프랑스도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와 자존심 싸움의 승자를 가려야 한다. S&P로부터 등급 강등이라는 ‘굴욕’을 당한 프랑스는 95억유로에 달하는 장기 국채 매각 성공을 통해 설욕을 벼르고 있다.

▶그리스, 회생의 불씨 살리기 총력=현재까지 그리스 상황은 최악이다. 신평사 피치의 에드워드 파커 유럽담당 이사는 17일 “그리스가 실제 디폴트를 선언하는 시기가 멀지 않을 것”이라며 “최악의 경우 무질서한 디폴트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S&P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하며 디폴트를 기정사실화 해 우려를 증폭시켰다.

희망이 완전히 사리진 건 아니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그리스가 민간채권자들과 PSI를 타결지을 가능성이 있다. 민간채권단에 소속된 헤지펀드 매니저 브루스 리처드스는 “협상이 타결될 것으로 상당히 확신한다”고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와 전화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리스가 채권자들에게 국채 1유로당 현금과 증권 시가 32센트 상당을 주기로 한 게 협상의 내용이다. 그리스와 민간채권단은 지난 13일 그리스 국채 원금을 50% 삭감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나 합의에 실패했으며 협상은 18일 재개돼 결과가 주목된다. 협상이 결렬되면 그리스는 2차 구제금융을 받지 못하고 만기가 돌아오는 국채를 상환할 수 없어 디폴트로 이어질 수 있다.

그리스는 이와 함께 트로이카(EUㆍIMFㆍ유럽중앙은행)와 재정긴축 및 개혁 프로그램 점검 협상을 통해 회생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트로이카 대표단은 전날부터 2차 지원, 국채 스와프와 관련해 그리스 정부가 제출한 자료를 점검하기 시작했다. 크리스틴 리가르드 IMF 총재는 이날 이사회 후 발표한 e메일 성명에서 “위기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게 최대 과제”라며 “기금의 대출여력을 키우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IMF의 대출 재원이 확대되면 그리스에 더 많은 지원을 할 여지가 생긴다.

▶프랑스의 설욕, 장기채 발행에서 결판=지난 13일 S&P의 유로존 소속 9개국에 대한 무더기 신용등급 강등은 유럽 대륙 전체가 신평사와의 전쟁에 돌입케 하는 신호탄격이었다.

실제로 S&P의 결정은 주식ㆍ채권시장에서 ‘무시’당하는 수준이다. 유럽재정안정기금(EFSF)과 스페인ㆍ벨기에 등의 국채는 등급 강등에도 불구하고 이날 성공적으로 끝났고 증시도 상승했다.

아마데우 알타파지 EU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S&P의 결정은 시장 상황과 매우 동떨어졌다”고 했고, 클라우스 레글링 EFSF 총재도 “무디스와 피치 등 다른 국제 신평사가 합세하지 않았기 때문에 S&P의 단독 강등에 따른 영향은 없다”며 “단 하나의 신평사만 등급을 강등하는 한 실제로 무슨 조치를 취할 필요가 없다”고 일축했다.

S&P에 대해 유럽이 날리고 있는 카운터펀치가 최종적으로 성공할지는 프랑스의 장기 국채 발행이 어떻게 끝날지를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프리스토퍼 리게 코메르츠방크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프랑스 신용등급 강등의 진짜 영향은 19일 95억 유로에 달하는 장기 국채(최장 28년물)가 시장에서 어떻게 평가받는지를 봐야 알 수 있다”고 했다. 앞서 S&P가 지난해 8월 미국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강등했을 때도 미국의 채권은 흔들림없이 사상 최저 금리인 1.6714%로 시장에서 소화된 적이 있다.

홍성원ㆍ권도경 기자/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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