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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관TV가 죽었다고?…“올해도 23% 성장”
뉴스종합| 2012-01-19 09:19
지난 45년간 우리 안방을 웃기고 울렸던 추억의 브라운관TV(CRT). 국내에서는 더이상 판매조차 되지 않는 구닥다리 TV가 됐지만, 해외에서는 여전히 무시못할 존재다.

초고화질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말로 작동하는 스마트 TV 등 화려한 차세대 TV 경쟁 속에서도 한편에서는 아날로그 시대의 대표 주자격인 브라운관 TV가 긴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다. 판매량도 아직 상당하다.

전세계 평판 TV 시장에서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지난해 브라운관 TV 판매량은 무려 1400만대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가 400만대, LG전자는 무려 1000만대 수준이다.

가격은 대당 10만~20만원에 불과하지만 물량이 워낙 많다 보니, 차세대 TV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조차 이 시장을 선뜻 내놓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더 이상 국내에서 브라운관 TV를 생산하지 않고 있다. 해외에서 생산해 인도, 중남미, 아프리카 지역에서 주로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판매되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국내에서도 브라운관 TV를 사용하고 있는 가구가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과거에 소니는 브라운관 TV를 앞세워 30여년 동안이나 세계 TV 시장을 지배해 왔다. 하지만 브라운관 TV의 성공 신화가 평판 TV로 빠르게 바뀌는 동안에도 소니는 자사 1등 제품의 덫에 발목이 잡혀 있었다. 결국 국내업체들에게 1,2위 자리를 모두 내 주는 빌미가 했다.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는 올해 브라운관TV 시장이 전년 대비 23% 증가한 1538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디지털 시대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는 아시아, 남미, 중동아프리카 등 지역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올해 브라운관 TV는 전체의 70%가 아시아지역에서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관계자는 “인도의 경우 아직도 브라운관 TV 판매량이 전체 TV의 40%나 된다”면서 “물량이 아직 많을 뿐아니라 무엇보다 이들이 향후에는 LCD TV를 구입하는 잠재고객이기 때문에, 이 시장을 포기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선진국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될 조짐으로 보이면서, 신흥 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판매 확대를 위해 제반 인프라를 개선하는 등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첨단 TV 판매에 나서야 할 두 회사가 브라운관 TV 보급에 열심인 것은 미래의 ‘잠재 고객’을 잡기 위한 마케팅 전략 때문이다. 브라운관 TV 고객을 머지않은 미래에 LCD, LED 등 평판TV 시장으로 끌어들여 신흥 시장 규모를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아프리카 시장은 현재 브라운관TV에서 평판TV로 빠르게 이동하는 중“이라며 ”시장 성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박영훈 기자/par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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