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
국민주 ‘소폭’…수혜酒 따로 있네~
뉴스종합| 2012-01-25 10:00
경기침체·고물가 여파

‘소주 + 맥주’ 폭탄주 인기몰이


카스·처음처럼·좋은데이…

작년 매출 10%이상 급증

‘카스처럼’ ‘카스데이’신조어도


회사원 김성진(45) 씨는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소폭(소주폭탄주)’ 애주가다. 김 씨는 부서 회식은 물론 지인과의 술자리 때마다 어김없이 소주와 맥주를 주문한 뒤 소폭을 만들어 돌리며 분위기를 띄우는 분위기 메이커로 유명하다. 그가 소폭을 즐겨 찾는 이유는 술값이 저렴한데다 남녀 모두가 선호해 회식이나 술자리 모임의 분위기를 띄우는 데 제격이기 때문이다.

김 씨처럼 소폭 애주가가 늘어나면서 술 소비 패턴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폭탄주의 대명사인 위스키 소비량은 줄어드는 반면 소주와 맥주는 늘어나는 등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것.

▶폭탄주 주종목이 달라진다?…양폭 지고 소폭 뜨고=여전히 소폭이 대세다. 직장인 술자리는 물론 부부나 친인척끼리 마시는 가정 내 음주도 소폭이 인기다. 대학가 술집에서도 소폭 마시는 남녀 학생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소폭이 성인은 물론 대학생이 즐겨 마시는 대중주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경기침체와 고물가, 달라진 음주문화 등 여러가지 이유 때문이다.

주류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물가와 경기위축, 저도주 선호 등의 영향으로 위스키 대신 소주를 맥주에 섞어 마시는 소폭 음주가 보편화하면서 주류 소비의 판도 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랬다. 양주 폭탄주가 사라지고 소주 폭탄주가 득세하면서 위스키는 줄고 소주와 맥주는 늘어나는 등 지각변동이 나타났다.

한국주류산업협회의 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위스키 판매량은 208만6000상자(1상자 700㎖ 12병)로 1년 전 225만상자보다 7.3% 감소했다. 2009년과 2010년에 이어 3년 연속 추락이다. 이 같은 하향 곡선은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반면 경기침체로 한동안 소비가 감소했던 소주와 맥주 출고량은 소폭이지만 일제히 상승했다. 같은 기간 소주 출고량은 9034만상자(1상자 360㎖ 30병)로 전년 대비 0.8% 늘었다. 사실상 소주 출고량은 1년 동안 제자리를 맴돈 셈이다. 맥주도 같은 기간 출고량은 1억4217만상자(1상자 500㎖ 20병)로 전년 대비 0.8% 늘었다. 2010년 이후 2년 연속 상승세를 찍은 셈이다.


▶소폭 수혜酒 따로 있다?…카스처럼, 카스데이 유행=소폭이 유행한다고 모든 소주와 맥주 제품이 호황을 누린 것은 아니다. 소폭 마니아가 즐겨 찾는 소주와 맥주는 따로 있기 때문이다. 소폭 유행으로 가장 효과를 본 수혜주(酒)는 ‘카스’(오비맥주) ‘처음처럼’(롯데칠성) ‘좋은데이’(무학)로 조사됐다.

사실 이들 맥주와 소주 3총사는 지난해 출고량이 부쩍 늘었다. 이 때문에 주류시장 일각에선 ‘카스처럼(카스+처음처럼)’ ‘카스데이(카스+좋은데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한다는 소리도 들린다.

실제 한국주류산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카스는 지난해 같은 기간 6430만상자를 출고했다. 전년 대비 11.8% 늘어난 숫자다. 반면 하이트는 같은 기간 5795만상자를 출고하는 데 그쳐 전년 대비 16.0% 감소했다.

소주시장에선 대다수 업체가 마이너스 출고량을 기록한 반면 롯데칠성과 무학 2곳만 상승세를 탔다. 롯데칠성은 ‘처음처럼’을 1387만상자 출고해 전년 대비 12.2% 늘었다. 무학도 1092만상자로 29.1% 증가했다. 이 중 70%는 ‘좋은데이’(764만상자 전년 대비 30% 증가) 몫이라는 게 무학 측 설명이다.

이시훈 무학 마케팅팀 차장은 “순한소주와 맥주를 섞어 먹는 소폭이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이 같은 소폭 음주문화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최남주 기자 @choijusa> 
/ calltax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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