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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사와 어머니 사이에서... ‘한명숙의 강온양면 전략”
뉴스종합| 2012-01-23 07:29
80만 시민선거인단이라는 정치적 실험 끝에 탄생한 ‘한명숙 호(號)’가 출범 1주일을 맞았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신임대표는 취임 이후 ‘광폭행보’로 불릴만큼 서울과 지방을 오가는 강행군을 벌였다. 그동안 그의 행보와 발언을 종합해보면 “강온양면 전략”이라는 표현이 들어맞는 것으로 분석된다.

▶ 강(强): 反 MBㆍ한나라 기조 뚜렷, 검찰ㆍ재벌 개혁, 호남 중진 압박... 한 대표는 첫 정당대표 라디오 연설에서 ‘강인한 어머니’와 ‘따뜻한 어머니’ 라는 두 가지 모습을 모두 강조한 바 있다. 특히 취임 이후 강인한 모습이 부쩍 두드러진 모양새다. 그는 대여 공세 수위를 부쩍 높이며 반 이명박 정부ㆍ반 한나라당 기조를 더욱 분명히했다.

한 대표는 1ㆍ15 전대에서 “이 야만적인 이명박 정권과 싸우기 위한 비장한 각오”라며 날을 세웠다. 통합진보당 대표단 예방에서는 “반(反) 한나라당 세력과 모든 개인을 하나로 묶어주는 정권교체로 갈 수 있는 꿈을 꾸고 있다”며 여당과도 선을 분명히 그었다.

또한 한 대표는 “어떤 기득권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하며 호남 중진의원들을 향한 무언의 압박을 이어갔다. 광주로 내려간 그는 “밑으로부터의 공천혁명은 이미 시작됐다”면서 “광주ㆍ전남을 비롯해 많은 지도자들이 자신의 지역구에서 불출마하고 공천혁명의 물꼬를 트려고 어려운 지역으로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가 ‘밑으로부터의 공천혁명‘을 강조해 앞으로 호남을 중심으로 중진들을 향한 기득권 포기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임을 예고했다.

한 대표는 재벌ㆍ검찰 개혁 의지에도 드라이브를 걸었다. 지난 18일 부산에서 그는 “이 정부 4년동안 기업프렌들리라는 이름하에 대기업에 엄청난 특혜를 줬다”면서 경제민주화를 강조했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임종석 전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파격인사하면서 자신 역시 2건의 재판을 받고 있는 한 대표로서 검찰 개혁의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 온(穩): 친민생, 불모지 출마자 격려, 보편적 복지... 광폭행보에도 불구하고 한 대표는 따뜻한 어머니의 모습 또한 동시에 드러냈다. 그는 연설에서 “성장지상주의와 시장만능주의가 만들어낸 양극화의 상처를 보듬어 안겠다”면서 “국민과 함께하는 생활정치의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이어진 첫 행보도 마장동 축산물시장을 택했다. 부산ㆍ광주ㆍ대구로 이어진 강행군에서 거리를 돌며 서민들과 눈높이를 맞추며 ‘친민생’을 다짐했다.

한 대표는 불모지 출마를 택한 당원들에게도 힘을 실어줬다. 부전시장에서 열린 최고위원에서 “지금 부산은 한나라당 텃밭이다. 18개 지역구 중에 참 어려운 여건에서 조경태의원이 버티고 있다”면서 부산 지역에 출마를 결심한 민주당원들을 격려했다. 이는 광주에서 무언으로 중진들을 압박하는 모습과 선명하게 대비됐다.

이러한 한 대표의 강온양면 전략에 대해 당안팎에서는 “당내 장악을 위한 포석”이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특히 총선 승리를 위해 잡음을 최소화해야하는 한 대표로서는 이러한 전략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현재까지 당내에서 큰 불만없이 “무난하게 하고 있다”는 발언도 이어진다. 하지만 호남 물갈이론이 본격적으로 수면위에 오르면 한 대표의 리더십과 전략이 중대한 전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양대근 기자 @bigroot27>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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