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고객제안 156건 개선
서울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사장 김익환)가 시민 제안을 흘려 넘기지 않고 꼼꼼히 따져 정책에 반영하는 등 세심한 행정을 펼쳐 타 기관들이 벤치마킹에 나서는 등 주목받고 있다.
서울메트로는 지난해 시민 제안 156건을 정책에 반영해 개선 사례를 이끌어냈다고 30일 밝혔다.
시민 제안이 개선 사례로 이어진 경우는 화장실과 관련된 경우가 유독 많았다. 2호선 신도림역과 당산역 등 15개 지하철 역 화장실에서는 청소 중 화장실 앞에 ‘여 미화원이 청소 중입니다’는 문구〈사진〉가 안내된다. 남성들이 화장실을 이용할 때 여자 미화원이 드나드는 게 불편하다는 민원을 반영한 것.
시범적으로 15개 역에서 시작한 이 서비스는 반응이 좋아 올해 전 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메트로 관계자는 “다른 지하철 운영기관들이 이 사례를 벤치마킹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3호선 매봉역 화장실 바닥은 옆 칸 내부가 환하게 비칠 정도로 반사율이 높다는 시민 지적에 따라 아래쪽 칸막이를 추가 설치했다. 2호선 서울대입구역 화장실 한 칸에는 청소 도구가 보관돼 있어 불편하다는 지적에 따라 별도 보관 공간을 만들었다.
역시 시민 제안에 따라 3호선 구파발역 여자장애인 화장실 안내문을 더 잘 보이도록 했고 2호선 뚝섬역 화장실은 문이 열려 있으면 남녀 표시가 가려진다는 지적에 따라 이를 재조정했다.
시민 제안으로 전동차 내부 구조도 바꿨다. 2호선 신형 전동차 객실 의자 양 끝에는 팔걸이가 없다. 이런 지적을 반영, 팔걸이를 추가 설치했다. 열차 지연으로 늦게 출근한 시민에게 발급하는 지연증명서는 해당 역사에서 발급받아야 하지만, 지난해부터 홈페이지에서 발급받을 수 있게 했다.
시민이 발견한 위험 요인도 개선했다. 2호선 왕십리역 7번 출구는 바닥이 미끄럽다는 지적이 있어 미끄럼방지 깔개와 주의 표지판을 설치했다. 4호선 길음역 승강장 의자 아래가 날카롭다는 지적을 검토해 해당 부분을 다른 재질로 교체하기도 했다. 균일하지 않은 사당역 계단은 높이를 균일하게 재조정했다.
을지로3가역 대합실에는 쉼터를 조성했고, 4호선 회현역은 역 구조가 복잡다는 지적이 있어 안내 배너를 추가 부착했다.
4호선 쌍문역은 교통카드 발급기까지 이어지는 점자 블록을 설치했고 3~6호선 환승역인 연신내역의 환승 편의를 위해 안내표시를 늘리고 안내 부스를 설치했다. 4호선 전동차 와이파이 끊김 현상 해소를 위해 객실 내 관련 설비를 추가 설치하기도 했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