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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거대한 경기침체의 늪에 빠져들다..벨기에 첫 공식 경기침체 확인
뉴스종합| 2012-02-02 11:17
유럽 부채 위기가 실물 경기로 급속히 옮겨붙으면서 벨기에를 시작으로 유로권 국가들의 공식 경기침체 진입이 잇따를 전망이다.
특히 위기 타개를 위한 긴축의 부메랑이 각국 고용시장을 덮치면서 유로권의 경제 성장 전망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현재로선 유로존 전역으로의 경기 침체 확산을 막을 이렇다할 방안이 보이지 않는다. 상황이 급박해지자 유럽중앙은행(ECB)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지만, 금리 인하 카드나 추가 유동성 공급이 거센 긴축 역풍을 막아낼 지는 불투명하다.

▶유로존 전역 경기 침체 빠지나=벨기에 경제는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두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 이미 리세션(recession;침체) 국면에 들어섰다.
유로존 위기로 유럽 경제성장율이 크게 둔화했지만, 공식적으로 경기침체가 확인된 것은 벨기에가 처음이다. 하지만 이는 시작일 뿐이다.
벨기에 외에 상당수 유로존 국가들도 4분기 경기침체 진입이 곧 확인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은 오는 15일 지난해 성장률 잠정치를 내놓는다. 같은날 EU 통계청의 유로존과 EU 27개국의 4분기 성장률 전망 발표도 예정돼 있다.
전날 나온 지난해 12월 유로존의 실업률은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긴축의 여파다.
문제는 유로존의 올 상반기 경제사정은 더욱 악화될 소지가 크다는 점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난주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유로존 성장 전망치를 내린 것이 위험의 전조라고 평가한다. IMF는 유로존이 경기 불황에 빠지고 전체 국내총생산(GDP)이 0.5%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GDP가 급격히 줄고, 프랑스와 독일이 경기침체에 빠질 것으로 IMF는 예상했다.
벨기에의 경우에도 올 1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 예산을 작년 대비 120억 유로 이상 감축키로 해 2차대전 이래 가장 빠듯한 예산을 편성했기 때문이다. 경기 회복을 이끌만한 요인이 현재로선 없는 셈이다.
실제 최근 유로존의 1월 지표는 이런 암울한 진단을 뒷받침한다.
유로존의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확정치는 48.8을 기록했다. 전달의 46.9보다 상승한 것이지만, 6개월째 여전히 50을 밑돌았다. PMI가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 넘지 못하면 경기 위축을 뜻한다. 특히 프랑스의 PMI는 48.5를 기록해 6개월 연속 50에 못미쳤다.

▶경기 살릴 방도 난망=EU는 실업 문제가 경제성장을 가로막고, 사회적 불안 요소로 떠오르자 지난달말 정상회의에서 고용 중심의 성장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재원 마련은 물론 정책 효과도 미지수라고 보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의 불안요인도 상존한다. ECB의 3년 만기 장기 대출 프로그램으로 최근 유로존 국채 시장이 활기를 띠고는 있지만,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
이달말과 다음달초 이탈리아의 대규모 국채 입찰에 대한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 3월 그리스 국채 만기를 앞두고 협상 타결이 지연되면서 디폴트 우려는 여전하고, 일각에선 포르투갈이 그리스의 전철을 밟을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재정 확대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 이제 시장의 관심은 통화정책의 향방에 쏠리고 있다. 시장에선 ECB가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상반기내 적어도 두차례 이상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클라망 드 루시아 BNP 파리바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의 물가 압력이 ECB 목표치인 2%는 웃돌고 있지만 물가 하락 추세가 분명한 만큼 빠르면 오는 9일(현지시간)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 결정이 나올수도 있다”면서 “올 1분기 안에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또 ECB의 추가 유동성도 가능하다. 지난해 12월 500개가 넘는 유럽 은행에 4890억 유로를 공급한데 이어 오는 29일 추가 공급이 점쳐진다.
하지만 ECB의 장기 대출 금리가 1%에 불과해 은행이 이 돈으로 또다시 고수익 위험 자산에 투자하거나 재예치를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이래저래 경기진작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을 전망이다.

김영화 기자/betty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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