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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자금줄 ‘슈퍼팩’ 美대선 쥐락펴락?
뉴스종합| 2012-02-03 11:20
억만장자들 무제한모금 가능
자금 향방이 선거 승패 갈라

롬니 플로리다 승리 견인
오바마엔 되레 복병으로

공화경선 네거티브공세 치열
일부 후유증 우려 목소리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이 주마다 승자가 바뀌는 초접전으로 전개되면서 미 억만장자들로 이뤄진 ‘슈퍼팩(Super Pacㆍ슈퍼정치 행동위원회)’이 막강한 입김을 행사하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도 미 선거법 규제를 받지 않는 슈퍼팩의 자금 향방이 승패를 가를 전망이다. 아울러 상대 후보를 흠집내는 ‘네거티브 공세’가 달아오르면서 이전투구 양상도 빚어지고 있다.

▶슈퍼팩 맹활약=3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트 롬니의 플로리다 경선 승리는 슈퍼팩의 맹활약 덕분이었다면서 이는 향후 미 대선 가도에서 슈퍼팩의 위력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캠프에 소속돼 있지 않는 슈퍼팩은 외곽에서 지지활동을 벌이는 조직이다. 미 정부는 지난 2010년부터 한 개인이 한 후보에 지원할 수 있는 선거자금을 4800달러로 제한했다. 하지만 그해 미 연방대법원은 특정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기업이나 노동조합이 쓰는 광고와 홍보비에 제한을 둘 수 없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에 따라 합법적으로 무제한 모금이 가능한 슈퍼팩이 미 선거 결과를 좌우하게 된 것.

특히 슈퍼팩은 공화당, 특히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진영에 ‘현금인출기(ATM)’나 다름없는 돈줄이 되고 있다. 미 경제전문잡지 포브스에 따르면 월마트 후계인인 앨리스 월튼과 짐 월튼을 비롯해 미 400대 갑부 10명이 지난해 하반기 슈퍼팩을 통해 롬니 후보 측 전체 선거자금의 15%인 280만달러를 기부했다. 또 미국 부동산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지지선언으로 롬니 측에 힘을 보탰다.

반면 슈퍼팩의 부상은 버락 오바마 진영에는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실제로 슈퍼팩 덕분에 지난해 4분기 롬니를 비롯한 공화당 대선 후보 진영에는 총 9340만달러의 자금이 몰려 오바마와 민주당 진영의 6800만달러를 크게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연방선거위원회(FEC)의 자료를 인용, 슈퍼팩이 주로 널리 알려진 기업이나 노동단체의 기부금을 받지만 기부자 중에 정체불명인 경우도 많다면서 베일에 싸인 슈퍼팩의 자금원을 문제삼았다.

▶깅리치 vs 롬니 감정 싸움 격화=공화당 경선이 비방전으로 얼룩지면서 벌써부터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2일(현지시간) 롬니의 ‘빈곤층 발언’을 집중적으로 문제삼으며 맹공을 펼쳤다.

그는 이날 다음 경선지인 네바다 주 라스베이거스의 유세 현장에서 “우리는 롬니와는 달리 빈곤층을 걱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모든 사람이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갖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롬니가 지난 1일 CNN 인터뷰에서 “나는 빈곤층을 걱정하지 않는다. 사회 ‘안전망(safety net)’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아만다 헤네버그 롬니 진영 대변인은 “깅리치가 민주당과 함께 롬니의 발언을 왜곡하는 것은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반격했다. 그러면서 “네바다 주민들이 주택경기 위기에 고통을 겪고 있을 때 깅리치는 국책 주택담보대출업체 프레디맥으로부터 160만달러의 거액 자문료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롬니는 NBC방송에 출연, “나는 매번 경선 후에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 론 폴 하원의원과 서로 축하인사를 주고받는데 깅리치는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전의 전통인 ‘축하전화’를 단 한 차례도 하지 않았다”고 비방했다.

한편 CNN방송 등에 따르면 플로리다 경선을 일주일 앞두고 집행된 각 후보의 정치광고 중 92%가 네거티브성 광고였던 것으로 분석됐다.

김영화 기자/betty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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