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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혹한에도 17만여명 시위..충돌은 없어
뉴스종합| 2012-02-05 11:32
유례없는 혹한에도 러시아인들의 시위 열기는 뜨거웠다.

기온이 섭씨 영하 20도 이하로 떨어진 4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경찰 추산 약 17만5000 명이 참가한 친(親)정부와 반(反)정부 시위가 동시에 열렸다. 하지만 우려됐던 여야 시위대와 경찰과 시위대 간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반정부 시위대는 모스크바 시내 거리를 따라 가두행진을 벌이며 지난해 12월 총선 결과 무효화와 대선 3선에 도전하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 사퇴를 촉구했다. 이날 가두행진은 지난해 총선 이후 벌어진 야권의 세번째 대규모 항의 시위였다.

경찰은 이날 가두행진과 뒤이어 벌어진 집회에 최대 3만6000명이 참가했다고 밝혔으나 주최측은 참석자가 12만명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정오(현지시간)께부터 모스크바 중심가 남쪽 ‘칼루슈스카야 광장’에 모여든 야권 시위대는 곧이어 지지 정당별로 대열을 지어 약 3km 떨어진 크렘린궁 인근의 ‘늪 광장’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시위대는 “정직한 선거”, “푸틴은 사퇴하라”, “푸틴은 도둑”, “우리는 권력 교체를 원한다”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약 1시간 동안 서서히 행진했다.

이후 ‘늪 광장’으로 모여든 시위대는 오후 2시께부터 집회에 들어갔다. 제일 먼저 연단에 오른 야권 지도자 블라디미르 리슈코프는 “우리는 앞선 두 차례의 시위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 블라디미르 추로프 사퇴와 부정 총선 결과 무효화 등을 요구했다”며 “이제 블라디미르 푸틴의 사퇴를 요구한다”고 외쳤다.

리슈코프는 연설을 마치며 대선(3월 4일) 일주일 전인 이달 26일 또다시 대규모시위를 열자고 제안했다.

리슈코프에 이어 최근 중앙선관위에 의해 대선 후보 등록이 거부된 자유주의 성향 ‘야블로코당’ 지도자 그리고리 야블린스키와 극좌성향 정치단체 ‘좌파 전선’ 지도자 세르게이 우달초프, 유명 가수 유리 쉐브축 등이 잇따라 연설했다.

한편 경찰 추산 13만명 이상의 친정부 시위대는 모스크바 시내 서쪽에서 별도의 집회를 열고 러시아에는 ‘색깔혁명(정권교체 시민혁명)’이 필요없다며 푸틴 지지를 선언했다.

이날 우랄산맥 인근의 공업도시 첼랴빈스크를 방문한 푸틴 총리는 현지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지지하는 시위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나올 줄 예상하지 못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모스크바 외에 다른 지방 주요도시들에서도 수백~수천명이 참여하는 반정부와 친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현지 경찰은 이날 러시아 전체 63개 지역에서 모두 23만명이 각종 시위에 참가했다고 발표했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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