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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재선? 레이건·부시에 물어봐!
뉴스종합| 2012-02-06 11:03

1월 실업률 34개월來 최저
슈퍼볼 직전 NBC인터뷰서
오바마“ 난 재선될 가치있다”

추세는 레이건 때와 비슷
GDP·주택경기는못따라가

임기마지막 경제나아진 부시
실업률 높아 재선 끝내 실패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미국인의 이목이 쏠리는 최대 스포츠 이벤트인 제46회 슈퍼볼(프로풋볼 최종전)이 열리기 직전이던 5일(현지시간) 오후 NBC 방송과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가 아직 어려움에 처해 있지만, 나는 (대통령에) 재선될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3년 전 75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던 데서 반전을 이끌어내 한 달(1월) 새 25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었고 이는 2005년 이후 최대치”라고 공적을 내세우며 “아직 할 일이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

지난 3일 미 노동부가 발표한 1월 실업률이 8.3%로 34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데 대한 자화자찬을 미국 시청자만 1억1000명으로 추산되는 슈퍼볼 경기에 앞서 늘어놓은 것이다.

이는 ‘오바마 행정부=경제적으로 실패한 정부’로 공격하는 공화당 대선 경선 주자들을 겨냥해 오는 11월 결정될 백악관의 주인자리를 다시 한번 꿰차겠다는 야심인 셈이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낮아진 실업률을 등에 업은 오바마 대통령이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이날 보도했다. 로널드 레이건과 조지 H.W. 부시(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의 첫 임기 동안의 실업률 추이 등을 비교 분석한 결과다.

▶추세는 레이건과 비슷, 그러나 부시처럼 끝날 수도=WSJ는 오바마 행정부의 1월 실업률은 1984년 레이건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때와 닮기 시작했지만, 1992년처럼 끝날지도 모른다고 봤다. 1992년은 부시 전 대통령이 미국 경제 여건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었지만 재선엔 실패한 해이다.

오바마 대통령에게 필요한 건 ‘반짝’하는 긍정적 신호가 아닌 추세적인 실업률 하락이다. 레이건 전 대통령의 경우 임기 시작 때 실업률 8.0%로 출발했다. 재선 캠페인 기간, 실업률은 계속 떨어져 첫 임기가 끝날 때는 7.3%를 기록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오바마 행정부가 올해 레이건 시절과 같은 일자리 창출을 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 연방준비제도(fed)는 실업률이 8.2~8.5%의 박스권에서 움직일 걸로 본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의 집권초기인 2009년 1월의 실업률 7.8%보다 높은 것이다.

고용시장 개선 속도도 레이건 집권 때보다 느리다. 1984년 1월, 레이건 행정부는 10.8%까지 치솟았던 실업률을 불과 13개월 만에 2.8%포인트나 끌어내렸다. 반면 오바마 대통령은 10%(2009년 11월)의 실업률을 1.7%포인트 끌어내리는 데 2년 이상 걸렸다.

경제성장률(GDP)을 비교해 봐도 레이건 시절엔 8% 이상의 고성장을 구가했고, 주택 경기도 활황이었다. 반면 지난해 오바마 정부는 1.6% 성장에 그쳤으며 주택시장도 여전히 취약한 상태다.

오바마 대통령의 앞날은 부시 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한 1992년과 비교하면 더 불길하다고 WSJ는 지적했다. 부시 전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해에 경제가 나아지고 있었지만 재선까지 이어가기엔 충분치 않았다. 실업률은 재선이 결정되는 달인 11월까지 7.4%로 떨어졌지만 부시가 대통령직을 시작할 때 보단 2%포인트나 높은 것이었다. 결국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안정권은 실업률로만 볼 때 7.8% 아래가 돼야 한다는 얘기다.  

▶공화당의 평가절하에다 외부 변수도 부담=고용사정이 나아졌다는 뉴스는 공화당 대권주자 경선에서 대세론을 굳히고 있는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에겐 ‘악재’일 수 있다. 하지만 그는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롬니 전 주지사는“1월 일자리가 늘었다는 건 좋은 소식이고, 계속되길 바란다”면서도 “오바마는 (고용여건 호조에) 기여하기 보다 상황을 악화시켰다”고 비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롬니 전 주지사의 이런 발언을 접했지만 즉각적인 반응은 자제했다. 자칫 1월 실업률로 현실안주를 한다는 비판을 받을까 우려해서다. 대신 그는 “실업률은 몇 달간 등락할 것”이라며 “경제는 더 강해지고 있고, 회복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WSJ는 오바마 행정부는 고용시장 추세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유럽 재정위기 심화와 원유가격 상승을 부채질할 이란 등 외생변수에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성원 기자@sw927>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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