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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종합| 2012-02-06 11:18
해외 명품구입·부동산매매

‘카드깡’으로 현금 빼돌려



오는 10월 정권 교체를 앞두고 중국에서 자본의 국외 유출이 잇따르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최근 보도했다.

신문은 중국 부호들이 해외 여행에서 거액의 물건을 구입하거나 부동산을 매입할 때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방법을 통해 중국 내 자산을 외부로 빼내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마카오의 카지노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35%나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는 황금연휴인 춘제(春節ㆍ설)를 맞이해 중국인 관광객이 대거 몰리면서다. 마카오의 거리에는 한 집 건너 하나 명품시계점이 즐비한데, 이 시계점들이 중국 부호들의 현금유출 창구로 쓰이고 있다고 FT는 소개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은 시계점에서 최신 명품시계를 사는 것이 아니라 보석이 많이 달린 비싸고 화려한 시계를 산 후, 곧바로 반품을 한다고 한다. 가게 주인은 수수료 일부를 제하고 시계값을 현금으로 돌려주는데, 이때 신용카드 결제는 취소하지 않고 그대로 둔다. 중국인 관광객들은 이 방법을 통해 해외여행 시 휴대 현금 2만위안(3100달러)이라는 정부의 제한 규정을 피해 해외에서 현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일본의 은행과 부동산 업계에서도 중국인들이 부동산을 살 때 신용카드로 계산해 현금을 해외로 유출한다는 얘기가 전해지고 있다. 싱가포르의 경우도 중국인 부호들이 싱가포르 부동산 투기가 극심해지자 최근 부동산 억제책을 발동했을 정도로 중국인 부호들의 해외 투자가 크게 늘었다고 한다.

중국의 해외 자본유출은 최근 한두 해의 일이 아니다. 공산당 간부, 상장으로 돈 방석에 앉은 국유기업 경영인, 벼락부자 기업인 등은 그동안 불법으로 벌어들인 돈을 해외로 빼돌려 왔다. 하지만 최근 이들의 자본유출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기준 중국 국제수지의 오차 및 누락 규모는 6000억달러에 달해 해외 자본유출 규모가 수백억달러에 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FT는 이 같은 현상은 오는 10월 제18차 중국 공산당대표대회에서 이뤄지는 정권 교체에 대한 불안감을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권 교체 이후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예측하기 힘들고, 현 정권에서 비호를 받으며 부정 축재한 돈을 뺏길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희라 기자> /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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