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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뒤에서 아사드 퇴진 압박?
뉴스종합| 2012-02-06 17:19
시리아의 동맹국을 자처하는 러시아가 뒤에서는 국익을 해치지 않는 방향으로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을 퇴진시키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6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오는 7일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미하일 프라드코프 대외정보국(SVR) 국장이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를 방문해 아사드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러시아가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러시아 제재 결의안 채택에 거부권을 행사했지만, 사실상 아사드 정권이 ‘시한부 상태’에 돌입했다는 걸 인정하는 셈이다.

외신들은 시리아를 방문하는 대표단이 반정부 세력과 대화에 나설 것을 아사드 대통령에 종용할 것이라는 러시아 외무부의 성명을 인용하면서 “러시아가 아사드 정권의 붕괴를 정교하게 조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영국 왕립합동군사문제연구소(RUSI)는 러시아가 그동안 긴밀한 관계를 맺었던 아사드 정권이 몰락할 경우 “그의 일부 세력이라도 회복시켜 시리아 내 서방의 영향력을 제한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러시아가 시리아 정권의 유혈진압이 도를 넘는 수준에 이르렀음에도 결의안 채택에 반대한 것은 아사드 대통령에 대한 ‘애정’ 때문이 아니라 중동의 정치적 변화를 서방이 주도하지 못하게 하려는 러시아의 견제라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러시아는 “아사드 대통령이 권력을 잃더라도 그의 최측근 세력을 중심으로 차기 정권이 구성되길 바랄 것”이라고 RUSI는 내다봤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행보가 오히려 중동 내 러시아의 입지를 좁히는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러시아가 아사드 정권의 비윤리적 강경진압을 옹호하느라 유엔 안보리에서 두 차례 거부권을 행사함으로써 추후 시리아의 반정부 세력과 관계 맺을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차단했다는 것이다.

러시아 싱크탱크인 모스크바 카네기 센터의 드미트리 트레닌 소장은 “만약 러시아가 결의안을 지지했다면 시리아의 차기 정권 때 최소한의 (외교적) 기반이라도 보존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러시아는 경마에서 말을 잘못 골랐다”고 말했다.

<홍성원 기자@sw927>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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