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 이사회가 열리는 9일이 ‘포스트 김승유’ 시대의 윤곽을 가늠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실적을 결산하는 정례 모임이지만, 차기 회장을 정하는 인사들이 대거 모이는 자리이기 때문에 이날 차기 회장 등 후계구도와 관련된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9일 열릴 하나금융지주의 정례이사회에는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김종열 하나금융지주 사장, 윤용로 하나금융지주 부회장뿐 아니라, 하나금융의 차기 회장 후보군 리스트를 만들고 있는 경영발전보상위원회(경발위) 소속 사외이사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준(準)회장추천위원회 성격의 경발위는 김 회장과 함께 조정남 SK텔레콤 고문, 김각영 전 검찰총장, 이구택 포스코 상임고문, 허노중 전 한국증권전산 사장 등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됐다. 이중 김 전 총장은 개인사정으로 인해 정례이사회에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지난해 실적 결산 이외에 차기 회장 선임 및 향후 지배구조 문제 등도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 사외이사는 “김 회장이 연임해주길 바라는 경발위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김 회장의 사임 의사가 변함이 없는 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혀 이사회에서도 차기 회장 후보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다만 다음달 23일 열리는 주주총회 2주전까지만 차기 회장 후보를 확정하면 되기 때문에 당장 9일 이사회에서 회장 후보가 결정될 가능성은 낮다.
김 회장의 사퇴 의사가 워낙 완강한 만큼 경발위는 이미 차기 회장 후보 선정 작업도 착수한 상태다. 경발위에서 늦어도 이달말까지 회장 후보를 회장추천위원회에 통보한뒤 3월9일께 열릴 이사회에 이를 안건으로 올리게 된다.
한 경발위 위원은 차기 회장 후보 선임에 대해 “조직의 안정을 우선으로 해야할지 참신성을 우선 순위에 둬야할지 등 다양한 기준에 대해 고민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외환은행장으로 이미 내정된 윤용로 부회장을 비롯해 외환은행 임원의 조기 선임 및 사외이사 교체 여부 등도 논의될 전망이다. 하나금융의 사외이사 8명 모두 3월 주주총회 때 임기가 끝난다. 최소 2명의 퇴진은 확정돼 있다. 정해왕 전 금융연구원장은 올해 3월로 재직기간 상한인 5년을 모두 채우기 때문에 모범 규준에 따라 물러나게 된다. 지난해 11월로 만 70세를 넘긴 조정남 전 SK텔레콤 부회장도 이사 연령을 70세로 제한한 하나금융 내부 규정에 따라 명예 퇴진하게 된다.
한편 신한금융도 같은날 이사회를 열고 지난해 실적승인과 함께 임원인사를 논의한다. 역시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서진원 신한은행장의 연임여부가 주목된다. 서 행장의 연임 여부는 오는 23일 자회사경영위원회에서 결정된다.
<하남현 기자 @airinsa> / airins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