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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卒 정규직 텔러에 밀린, 산업은행 大卒 계약직 텔러들
뉴스종합| 2012-02-14 09:41

취업 삼수 끝에 지난해 8월 산업은행에 ‘비정규직 텔러’로 입행한 A(26 여)씨. A씨는 소위 ‘고스펙’ 취업준비생이었다. 틈틈히 금융권 자격증을 땄고, 학점을 조금이라도 올려 보고자, 계절학기마다 재수강을 해 학점을 4점대로 만들었다. 해외 어학연수도 갔다왔고 토익도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 A씨는 “2주전 1년짜리 재계약을 했다, 2년뒤 무기계약직으로 전환시켜 준다고 하지만 여전히 불안하다”고 했다.

2년을 일하면 계약직 보다 고용이 한 층 더 안정된 무기계약직 전환한다는 전제가 붙었지만 A씨는 최고의 국책은행에 다닌다는 긍지 때문에 그래도 좋았다. 회사가 고등학교 졸업생들을 ‘정규직 텔러’로 채용한다는 소식을 듣기 전까지는.

정부가 지난해 ‘학력때문에 차별 받지 않는 세상을 만든다’는 기치아래 금융권을 찾아 고졸채용을 독려했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과 산업은행이 선봉에 섰다. 기업은행은 무기직전환을 전제로 67명의 고졸 계약직 텔러를 채용했고 산업은행은 한 발 더 나가 50명의 고졸을 정규직 텔러로 뽑았다.

지난해 12월에 뽑힌 고졸 행원들은 이번달 말까지 연수를 받은 후 신분이 확실히 보장된 ‘정규직 텔러’로 입행하게 된다.

14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은행에는 현재 100여명의 계약직 텔러들이 무기계약직 전환을 기다리고 있다.

무기계약직은 계약직보다 신분이 안정되기는 하지만 급여면에서 열등하다. 재계약시 6개월만 계약을 한다는 소문도 들리는 등 계약을 할때마다 100여명의 계약직들은 뒤 숭숭하다.

재계약이 안 될 수도 있다는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는 이유다.

산업은행 측은 이와 관련 “6개월짜리 계약한 사람들이 있지만,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는 텔러들과는 다른 직군이다”라고 말했다.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는 시험이 있지만 평생에 3번으로 제한되는 등 정규직으로 가는 문은 좁다. 이런 이유로 이들 중 상당수는 학력차별 없이, 고졸들을 채용한다는 정책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고졸채용에 대해 역차별을 받는다고 말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3번의 응시횟수는 무기계약직 뿐만 아니라 승진 등 다른것을 준비하는 모든 임직원에게 적용되는 사항이며, 무기계약직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3번의 응시기회가 적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병국 기자/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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