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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갑차 몰고 간 황치판 충칭 시장, 보시라이와 함께 순장 당할까
뉴스종합| 2012-02-14 09:51
중국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는 ‘왕리쥔(王立軍) 사건’이 보시라이(薄熙來) 충칭(重慶) 서기 뿐만 아니라 한때 정계에 떠오르는 샛별로 여겨졌던 황치판 (黃奇帆) 충칭 시장도 함께 순장시킬 수 있다고 미국의 중국어 신문 다지위안(大記元)이 14일 보도했다.

왕리쥔 부시장이 지난 7일 청두(成都)의 미국 총영사관에서 망명을 시도하면서 보시라이 서기의 정치 생명에 빨간불이 들어온 가운데, 화제의 중심에 떠오른 또 한명의 인물은 바로 황치판 시장이다.

황 시장은 왕 부시장의 신변을 확보하기 위해 충칭에서 300km 떨어진 청두까지 무장부대를 이끌고 가 영사관을 포위했다. 최근 폭로된 뒷얘기에 따르면 8일 새벽 황 시장은 미국 총영사관에 들어가 1시간 가까이 왕리쥔 부시장을 설득한 것으로 전해진다. 끈질긴 설득에도 왕 부시장은 중국 국가안전부 소속 추진(邱進) 부부장을 따라 베이징행을 선택한 후 자진해서 영사관에서 나왔다.

황 시장은 영사관 밖으로 나온 왕 부시장을 충칭으로 호송하겠다고 끝까지 고집을 부려 추 부부장과 크게 말다툼을 벌였다고 한다. 결국 베이징의 지도부가 보시라이 서기에게 전화했고 이어 황 시장이 철수했다. 


이 일로 그는 10일 베이징(北京)으로 호출돼 청두 총영사관을 포위한 경위를 해명하라는 요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왕 부시장이 ‘병가중’이라는 글을 올린 이유에 대해서도 추궁을 받았다고 한다.

이번 사건으로 앞날이 창창했던 황 시장의 정치 미래에도 예측 불가능한 변수가 생기게 됐다. 지난 2009년 충칭 시 대리 시장으로 발탁된 그는 2007년 사망한 황쥐(黃菊) 전 정치국 상무위원의 비서 출신이다. 경제전문 관료 출신으로 특히 부동산 전문가인 그는 지난 수년간 충칭의 경제성장률을 두자릿수로 올려 놓으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덕분에 오는 가을 정계개편 때 성(省) 서기로 승진할 것으로 점쳐졌었다.

홍콩의 중국 전문가 류루이샤오(劉銳紹)는 “황 시장의 앞날은 보시라이 서기와 중국 지도부 간의 협상 결과에 달렸다”면서 “만약 보 서기가 타협을 이뤄내면 황 시장이 기회를 얻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보 서기와 함께 순장당하는 처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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