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15일 마감한 4ㆍ11 총선 지역구 공천 신청자는 972명(경쟁률 3.97대 1)으로 성황을 이뤘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신청자 명단을 살펴보면 그동안 ‘정리해고’까지 거론됐던 중진들이 대거 포함돼 “자기희생이 미약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당내에선 ‘외화내빈(外華內貧: 겉치레는 화려하나 실속이 없음)’이라는 말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공천 신청 결과 새누리당의 3선 이상 중진의원 39명 중 이날 공천 신청 명단에 없는 의원은 비공개 신청까지 고려해 이상득(불출마) 홍사덕(이상 6선ㆍ공천신청 포기), 김형오(5선ㆍ불출마) 홍준표(공천신청 포기) 박근혜(불출마) 이해봉(이상 4선ㆍ불출마) 박진(불출마) 원희룡(불출마) 고흥길(이상 3선ㆍ불출마) 등 9명이었다.
비대위원들이 ‘MB정부 실세 용퇴론’의 대상으로 지목했던 친이(친이명박)계 핵심인 이재오 의원과 친박(친박근혜)계 ‘고령ㆍ중진 용퇴론’이 나올 때 거론됐던 박종근 의원과 이경재(이상 4선) 의원 등 중진 30여명은 신청서를 제출했다.
당초 관측을 깨고 중진들이 용퇴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당내에서는 ‘쓸만한’ 인재가 공천을 신청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쇄신파인 정두언 의원은 문화방송 라디오에 출연, ”용퇴 대상자들이 불안하면 용퇴를 하는데, 내가 되겠다 싶으니까 용퇴를 안하는 것“이라면서 ”당이 인기가 없으니까, 공천 신청한 사람들이 별로 센 사람이 아니니까 이런 현상 벌어지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 의원은 또 “공천자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고 전제하고, ”지방선거때 선거에 나갔거나 못 나갔던 사람이 너도 나도 공천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공천마감으로 중진들의 운명은 이제 당의 공천위원회로 넘어가게 됐다. 공천위는 16일부터 접수한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심사에 들어간다. 이들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향후 ‘공천 칼바람’이나 전략공천 등 매서운 시련을 통과해야만 한다. 과연 새누리당 중진들 중 몇 명이나 4ㆍ11 총선 본게임에 참여하게 될 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양대근 기자 @bigroot27> bigroo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