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시승한 뉴V60도 그 중 하나다. 국내에선 왜건 스타일이 생소하거나 촌스러운 이미지가 강하지만, 날렵하고 세련된 느낌은 세단 못지않다. 성능도 뛰어나고 무엇보다 각종 첨단사양이 들어간 안전장치는 여성운전자도 쉽고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그저 그럴 것이란 예상을 뛰어넘는 반전이 숨겨 있는 모델이다.
우선 외관에는 왜건 스타일임에도 쿠페의 DNA가 담겨 있다. 그만큼 역동적이다. 둔한 느낌의 왜건이 아니라 시각적으로 차체가 낮아 보이는 숄더라인의 다지인이 그 비결이다. 루프라인도 뒤로 갈수록 낮아지도록 구성해 스타일이 뛰어난 디자인을 구현했다.
실내 디자인도 합격점을 줄 만했다. 깔끔하면서도 고급스러운 구성에 SUV 수준의 넓은 공간을 갖춰 왜건의 장점을 극대화했다.
시동을 걸고 가속페달을 밟자 묵직한 디젤엔진음이 들렸다. 고급 수입차 브랜드의 디젤 모델과 비교할 때 소음은 다소 큰 편이지만 운전에 지장을 줄 만한 수준은 아니다. 도심을 빠져나오면서 V60의 진가가 발휘됐다. 가속페달에 힘을 주는대로 달려나가는 가속감이 상당히 뛰어났다.
직렬5기통 2.4리터의 D5 디젤엔진은 트윈 터보 차저를 통해 1500rpm의 저구간에서 44.9㎞ㆍ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조금만 힘을 줘도 이내 시속 100㎞를 넘기곤 했다. 가속페달을 깊숙이 밟기가 망설여질 정도다. 최고출력은 215마력이며, 공인연비는 15.3㎞/ℓ다. 실제 서울에서 강촌까지 왕복한 뒤 측정된 연비도 13㎞/ℓ로, 정속 주행을 한다면 충분히 공인연비 수준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V60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점은 바로 안전장치다. 특히 운전 초보자라도 쉽게 운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치가 다수 탑재돼 있다. ‘시티 세이프티’는 시속 30㎞ 이하 주행 중 전방 차량과 추돌이 예상되면 경고신호를 보내고 이후 자동으로 차를 멈추게 하는 장치다.
운전 중 미러를 통해 확인할 수 없는 곳에 차가 있으면 경고음과 신호가 울리니 차선 변경에도 용이했다. 초보 운전자가 가장 경계해야 하는 사각지대를 없애주는 기술이니 여성운전자에게도 높은 호응을 얻을 듯 싶다.
판매가격은 5450만원으로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가격이다. 하지만 차량의 성능이나 디자인을 감안할 때 세련된 왜건 모델을 원한다면 V60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다만 볼보 브랜드가 수입차 중에서 아직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그에 따른 불편함은 감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상수 기자 @sangskim>dlc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