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
CJ, “삼성이 이재현 회장 미행했다”…삼성-CJ 갈등 ‘루비콘 강’ 건너나
뉴스종합| 2012-02-23 11:31
삼성과 CJ 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이번에는 삼성 계열사 직원이 이재현 CJ그룹 회장을 불법 미행하다 발각돼 경찰에 넘겨진 사건이 벌어져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는 지난 14일 이 회장의 부친인 이맹희 씨가 동생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상속재산 반환 소송 직후 벌어졌다는 점에서 후폭풍이 예고된다.

CJ그룹은 23일 “삼성그룹이 조직적으로 이재현 회장을 불법 미행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 수사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CJ 직원들은 지난 21일 오후 7시40분 서울 중구 장충동 소재 이재현 회장 자택 인근에서 이 회장을 불법 미행하는 삼성물산 소속 김모(41) 차장을 붙잡아 경찰에 넘겼다.



CJ는 며칠 전부터 이 회장 자택 주변에 낯선 차량이 배회하자 이를 수상히 여기고 직원 3명을 집 주변에 배치, 21일 오후 이 회장을 미행하던 차량에서 삼성물산 감사팀 소속인 김 차장을 붙잡아 중부경찰서에 신고했다.

CJ그룹 관계자는 “국내 최고 기업인 삼성이 타 기업 회장을, 특히 삼성가 장손인 이 회장을 미행 감시하는 일은 도저히 있을 수도 용납될 수도 없는 일”이라며 “이번 미행 사건에 대해 삼성그룹 측의 해명과 사과, 재발방지 약속, 책임자에 대한 문책 등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CJ의 다른 관계자도 “이 회장을 미행한 삼성 직원이 단독으로 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며 “이 회장 집 주변은 물론 필동, 인재원 주변에 서성거리는 이들이 많았는데 이번 불법 미행 사건과 무관치 않았던 것 같다”며 삼성그룹 배후설도 제기했다.삼성 측은 그러나 이번 사태에 대해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CJ가 고소장을 내면 경찰에서 시시비비가 가려질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CJ는 23일 오전 11시께 이번 이 회장에 대한 미행 사건과 관련, 사건 개요와 CJ 입장을 발표한 뒤 오후쯤 경찰에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CJ그룹이 이날 발표한 사건 개요와 입장 발표문은 다음과 같다.



<사건 개요>

2월16일(수) 이재현 회장 운전기사 ‘이상한 낌새’ 첫 인지

2월17일(금) 운전기사, 비서실에 보고 이후 확인 활동 시작

2월20일(월) 이회장 자택 인근 폐쇄회로(CCTV) 등 확인해 수상한 차량들이 대기 및 배회하는 것. 발견 (CCTV 분석 통해 15일부터 수상한 차량들 등장한 것 확인)

13:00 이재현 회장 차량이 자택 출발하여 서울 중구 남대문로 5가 500번지 CJ빌딩으로 이동하자 미행 차량 2대 따라옴. 이후 인근에 위치한 STX 건물 뒤편의 노상에 주차, 대기

17:40경 이 회장 차량이 약속장소인 소공동 롯데호텔로 운행하자, 위 두 차량 다시 미행. 이 회장 운전기사 미행 사실 인지하고 같은 자리 맴돌자 미행차량 각각 CJ인재원 건너편 노상과 이 회장 자택 주변으로 이동해 잠복

2월21일(화) 사건 당일

장충동 인근 유력 용의차량인 검정색 ‘41허xxxx’ 차량 예의주시하기 시작. 주위에 미행의심 차량 여러 대 함께 발견.

16:00 미행자가 렌터카 업체에서 차량 교체(오피러스->그렌져)하는 장면 목격이후 문제 차량은 서울 장충동의 이회장 자택 인근 맴돌다 대기

19:30 이회장 차량 출타. 미행차량 따라붙는 것 보고 추적 검거 위해 CJ 직원이 막아서는 과정에서 무릎이 차량에 치임





CJ그룹은 이번 미행 사건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고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개인의 자유가 보장되는 사회에서 타인에 대한 미행 감시는 어떤 이유로도 있어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더구나 세계 초일류 기업인 삼성에서 이런 일을 했다는 데 대해서는 누구도 납득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삼성은 왜 이런 일이, 누구의 지시에 의해 이루어진 것인지에 대해 책임 있고 성의 있는 해명과 사과를 해야 합니다. CJ는 최근 제기된 소송 건의 원만한 해결을 위해 다각도로 진정성 있는 노력을 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한 점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은 유감을 표명하는 바 입니다.

<최남주 기자 @choijusa> calltaxi@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