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박 위원장의 부산행은 사실상 첫 총선 지원유세의 성격이 짙다. 박 위원장은 ‘감동 인물’로 추천받은 부산 동래우체국의 집배원을 만나는 것으로 첫 일정을 시작해 바닥민심을 다지는데 하루를 쏟았다.
당내에서는 선거의 여왕인 박 위원장이 요동치는 부산지역의 민심을 피부로 경험하면 대략적인 부산지역 전략이 세워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 위원장의 이날 방문지는 ‘동래구-해운대구-동구-영도구’. 당초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거센 야풍을 일으키고 있는 부산 사상구를 방문할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또 문성근 최고위원과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장관 등 부산의 ‘야권 라인’이 포진한 북ㆍ강서구와 부산진구 역시 방문하지 않았다.
정공법으로 야풍의 근거지를 공략하지 않고, 인접 지역을 에둘러 공격하면서 봉쇄작전을 벌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내 관계자는 박 위원장이 ‘외곽 지원’을 택한 것은 사상구와 북ㆍ강서구를 중심로 불고있는 문풍(文風ㆍ문재인 돌풍)이 더 이상 외곽으로 번지지 않게 ‘가두기’ 위한 방책이라고 했다. 접전지에 인접한 지역구 민심부터 어르며, 세를 키워가는 ‘문풍’을 조기에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박 위원장이 총선 전부터 미리 문 상임고문을 직접 견제하고 나설 경우 오히려 문풍에 불쏘시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굳이 격전지를 방문해 문풍에 불을 지필 필요는 없다는 해석이다.
당 관계자는 “사상에 가면 결국 우리 텃밭이 위험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모양이 된다”며 “문재인 대 박근혜의 대결구도가 가시화 되면 오히려 야권에 좋은 일만 하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문 상임고문이 연일 정수장학회와 박 위원장간의 특수관계를 꼬투리 잡고 있는 상황에서 정면 충돌할 이유가 없다는 것도 작용했다. 박 위원장이 ”정수장학회와 저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밝혔지만, 문 상임고문은 박 위원장이 이사장으로 재임하던 시절의 연봉까기 거론하면서 쟁정화하고 있다.
공천 심사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접전지에 대한 직접 지원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현재 사상은 최연소 공천신청자인 27세 손수조 씨가 유력한 공천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자칫 박 위원장의 사상 방문이 손 씨에 대한 지원으로 비춰질 경우, 후보들 간에 형평성 문제가 제기 될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황영철 대변인은 이날 박 위원장의 일정에 대해 “시도당을 방문할때 시도당에서 준비한 민생 현안 등을 고려해서 일정을 짜는 것”이라며 “사상을 왜 제외했는지 이야기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손미정 기자 @monacca> balm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