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일반
1분기 무역수지 4년만에 적자 ‘빨간불’
뉴스종합| 2012-02-27 11:35
월별 실적을 넘어 1분기 전체로도 무역수지에 적자 비상이 걸렸다. 지난 1월 2년 만에 월별 적자가 나타났을 때만 해도 설 연휴 등 계절적 요인으로 봤다. 하지만 이제 막바지인 2월도 무역수지 전망이 밝지 않다. 유가 상승 등으로 수입 증가가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4년 만에 1분기 무역수지 적자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27일 관세청에 따르면 무역수지는 이달 들어 10일까지 14억6800만달러 적자에서 20일 19억100만달러로 적자 폭이 커지고 있다. 무역 당국은 2월 말 밀어내기 수출에도 흑자로 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지난 1월 정부는 무역수지 적자에 대해 계절적 요인으로 설명했다. 보통 2월에 있는 설 연휴가 1월로 당겨져 조업일수가 줄어든 때문이란 것이다. 당시 정부 관계자는 “보다 정확한 무역수지를 보기 위해서는 1~2월을 합쳐서 보거나 아예 3월까지의 1분기 무역수지를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설이 빠진 2월은 오히려 다른 해에 비해 유리한 조건이었음에도 현재로서는 흑자 기대가 막막한 상황으로 전해진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현재(27일)로서는 흑자 적자 없이 ‘수지 균형’이 예상된다”며 “하지만 오는 3월까지 합하게 되면 1분기 전체로는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계절적 요인으로 해석하던 1월 적자 폭을 2월 무역수지에서 전혀 메워주지 못할 것으로 본다”며 “결국 유럽발 재정위기나 중국의 소비심리 악화, 엔저 효과로 인한 일본 수출 증가 등 수출 악재들이 산적한 가운데 국제유가만 계속 오르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지금의 수출 구조로는 돌파구가 없어 보인다”고 털어놨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125달러까지 치솟으면서 10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9개월 고점까지 상승한 국제유가가 수급불균형으로 올해 하반기 더 오를 수 있다”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실제 단행하지 않더라도 오는 7월 1일부터 이란산 원유가 줄어들게 되면서 하반기 국제유가는 150달러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역대 1분기 무역수지 적자액이 가장 컸던 때는 1997년 IMF 구제금융 신청 당시였다. 당시 1분기에만 73억2665만달러, 연간 전체로는 84억5217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이후에도 1분기 적자를 기록한 때는 두 차례 더 있었다. 2003년 카드대란 당시 1분기에 11억8753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바 있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66억838만달러의 적자를 냈다. 특히 2008년에는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내리 적자 행진을 거듭해 연간 132억674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최근 한국 경제 안팎에서는 자칫 2008년의 악몽이 다시 살아날 수도 있다는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윤정식 기자> / yj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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