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월 경상수지 23개월만에 첫 적자
지역별 수출증감률을 보면 우리가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권에 깊숙이 들어왔다는 게 여실히 드러난다. 일본과 동남아, 중동지역에 대한 수출 증가세가 전월보다 둔화한 가운데 미국과 중국, 중남미 수출은 감소로 전환했다. 특히 유럽연합(EU) 지역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37.9% 급감하면서 경상수지 적자폭을 키웠다.
한은 양재룡 금융통계부장은 “지난해에도 유럽 경제가 부진했지만 큰 폭의 경상흑자를 냈다”며 “유럽이 어려워도 신흥국 수출증대로 커버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내수가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할 것이란 당초 기대는 이제 사라질 전망이다. 원유와 가스 등 원자재 수입은 지난해 12월 22.2%(전년 동월 대비) 증가에서 지난달 4.1%로, 소비재는 같은 기간 11.5%에서 4.1%로 증가세가 둔화했다.
2월에는 어떨까.
한은은 “수출 기업들이 호조를 보이고 있으며 자동차, 철강이 상당히 호조”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면서 2월에는 설 연휴가 있던 1월에 비해 영업일수가 늘어나고, 최근 조사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서도 수출기업 답변이 좋게(업황BSI 6포인트 상승) 나온 것을 이유로 들었다.
양 부장은 “모니터링 결과, 2월 경상수지는 1월 적자를 충분히 보전할 정도의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난관은 곳곳에 깔려 있다.
유가상승은 수입물가 상승을 유발하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된다. 내수부진의 주된 이유다.
또 중국의 소비심리 악화와 엔저 현상은 우리의 수출길이 녹록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유럽발 재정위기는 언제 수면 위로 떠오를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다.
조동석 기자/dsch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