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흥미로운 '뇌와 마음, 인간' 이야기...실험결과 다채
다리에 올라서면 오싹하게 마련입니다. 고소 공포증이 없더라도 누구나 가슴이 두근거릴 겁니다. 그렇게 가슴이 두근거릴 때 고백을 받으면, 뇌는 어수룩한 구석이 있어서 가슴이 두근거리는 이유를 착각하고 맙니다. 사실은 아슬아슬한 다리 위에 서 있는 것이 무서워서 가슴이 뛰는 것인데 ‘고백한 저 사람이 매력적이라서 내 가슴이 이렇게 뛰는 거구나’ 하고 지레짐작을 합니다. 그리고 상대방에게 호감을 품고 맙니다. (본문 중)
‘뇌 과학’이란 용어는 특별한 기호가 있지 않는 한 읽기 부담스런 분야다. 그러나 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 나왔다. <단순한 뇌 복잡한 나>(은행나무. 2012)는 재미있는 실험 데이터를 토대로 뇌와 마음, 인간의 관계를 설명한 책이다.
책은 저자가 모교인 고등학교에서 진행한 네 번의 강의를 바탕으로 엮은 강의록이다.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강의인 만큼 내용이 쉽다. 책은 단지 뇌과학에 대한 지식을 나열해 독자에게 주입시키는 것이 아니라, 순차적으로 친절하게 뇌과학의 세계로 이끈다.
녹색→노란색→빨간색으로 변하는 원. 그 원이 노란색이 된 순간 왼쪽 옆에 또 다른 노란색 원을 한순간 보여준다. 이것을 동영상으로 만들어서 돌려보면 왼쪽 옆의 노란색이 나타난 순간 오른쪽에서는 오렌지색 원이 보인다. 뇌는 오른쪽 원이 곧 빨강이 될 거라는 예측을 하고 오렌지색이라는 미래를 보여준 것이다. (본문중)
손가락의 검지와 약지의 길이에 따라 문과와 이과 형을 구분할 수 있다는 실험결과가 그 하나다. 또한 우리 뇌는 왼쪽 얼굴을 먼저 인식한다는 점을 모나리자 그림으로 설명한 점 역시 재미있다. 따라서 모나리자를 그냥 보면 웃는 것인지 잘 모르지만, 왼쪽과 오른쪽을 바꾼 그림을 보면 확실히 웃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
모나리자의 원래 얼굴에서 좌우를 바꿔놓으면 더 확실하게 웃는 것처럼 보입니다. 우리의 뇌는 사실 상대방의 얼굴 절반밖에 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왼쪽 얼굴만. 다시 말하면 정성을 다해서 꾸며야 할 쪽은 따로 있다는 겁니다. 상대방이 볼 때 왼쪽 시야, 즉 나의 오른쪽 얼굴입니다.(본문중)
이 같은 내용이 다수다. 저자는 <네이처>나 <사이언스>에 게재된 최신의 논문이나 연구를 통해 미로 속의 ‘뇌 여행‘을 즐겁게 인도한다.
[북데일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