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시험
철학과가 경영학과보다 점수 높다, 왜?
뉴스종합| 2012-03-07 10:36
지난 대입, 쉬운 수능으로 주요대학 학과 서열 붕괴…합격선 역전


지난해 대학 입시 정시모집에서 상위권 수험생 중 상당수가 하향지원, 상ㆍ하위 학과의 합격선이 역전되는 등 이른바 ‘학과 서열’ 붕괴 현상이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EBS(교육방송) 교재 문항에서 70% 이상 연계되고, 영역별 만점자가 1% 이상 나오도록 쉽게 출제돼 상위권 수험생이 이에 불안을 느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내년 수능이 기초ㆍ심화형 문제 선택 등 제도가 대폭 변경됨에 따라, 올 대입에서는 재수를 피하기 위해 이같은 양상이 더 두드러질 것이라고 입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7일 입시업체들에 따르면 2012학년도 정시 원서접수 마감 후 상위권 대학의 최초 합격점과 지원 참고표(배치표) 상의 점수를 비교ㆍ분석한 결과, 수험생들의 안전지원 영향으로 모집단위에 따라 철학 등 하위 학과의 합격선이 경영 등 상위 학과의 합격선보다 높은 경우가 나왔다.

진학사 분석 결과를 보면 지원 참고표 상 가장 상단에 있던 모집단위의 경우 실제 최초 합격점수가 지원 참고표 상 점수보다 낮았다. 서울대 경영, 생명과학부(이상 나군), 연세대 언론홍보, 화공생명(이상 가군), 고려대 경영, 생명과학(이상 가군) 등 최상위권대학 상위학과 지원을 기피한 영향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하단 모집단위의 경우 지원 참고표보다 성적이 치솟았다. 서울대 소비자아동학부, 자연계 바이오시스템조경학, 지구환경과학부(이상 나군), 연세대 철학, 물리(이상 나군), 고려대 식품자원경제, 가정교육(이상 나군) 등이 이같은 예에 들었다.

이투스청솔 분석 결과를 보면 더 명확하게 드러난다. 연세대 경영의 2차 추가 합격선을 보면 329점(상위누적 2.1% 추정, 예비 90번대, 수능 표준점수 500점 환산, 실제 최고점 337.8점)으로, 연세대 인문계 하위권으로 예상되는 신학계열의 추가 합격선 331점(상위누적 1.3% 추정)보다 낮을 것으로 추정됐다.

고려대 경영도 2차 추가 합격선은 489점(상위누적 1.6% 추정, 예비 70번대, 수능 표준점수 500점 만점, 최고점 500점)으로, 고려대 인문계 하위권으로 예상되는 보건행정학과의 추가 합격선 491점(상위누적 1.2% 추정)보다 낮을 것으로 추정됐다.

서강대 경영(나군)도 2차 추가 합격선이 예비 50번대 전후로 526점(수능 표준점수 800점 환산, 실제 최고점 540.1점) 정도로 상위누적 2.2% 정도로, 서강대 인문계 하위권으로 추정되는 인문계, EU문화계의 추가 합격선 529점(상위누적 1.5%)보다 낮을 것으로 추정됐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올해 수능도 역시 쉽게 출제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내년 수능은 시험제도가 대폭 변경돼 이같은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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