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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힘든 男학생들, ‘禁男의 벽’ 넘보며 틈새시장 노린다
뉴스종합| 2012-03-08 09:43
- 식품영양학과 신입생 10명 3명이 남자


식품영양학과나, 간호학과 등 전통적으로 여학생 비율이 높은 학과에 남학생들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취업문이 좁아져 남학생들이 여학생 영역으로 눈을 돌려, 틈새 취업 시장을 노린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8일 연세대에 따르면 식품영양학과는 2010년 신입생중 8%였던 남학생 비율이 올해 31%로 크게 늘었다. 중앙대는 식품공학과, 식품영양학과 등은 과거 여학생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남학생들의 비율이 크게 늘었다. 중앙대 식품공학부의 경우는 남학생 비율이 2010년 25%에서 올해 38%로 크게 늘어났다.

이복희 중앙대 식품영약학과 교수는 “식영과를 나와 영양사 자격증을 준비하기도 하지만 푸드 서비스 관련업체들이 증가함에 따라 그 쪽으로 눈을 돌리는 학생들이 많아 졌다”며 “외식산업업체 등에서 매니저를 뽑을 때 남학생들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어 “취업이 힘든 남학생들이 소수라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는 식영과 등으로 지원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남학생들이 취업에서의 틈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는 얘기다. 남자간호사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비슷한 모습이다. 다른 학과보다 취업이 잘되고 외국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많기 때문. 당연히 남학생들의 입학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

고려대 간호학과는 신입생 중 남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이 2010년 10.61%이었지만, 올 해는 15.15%로 3년 연속 두자리 수를 찍었다.

지방의 경우도 마찬가지. 지난해 신입생의 11.5%를 남학생으로 채운 동의대 간호학과는 올해 새내기 남학생 비율이 16%다. 고신대 간호대학에도 남학생 비율이 2010년 10%를 찍은 뒤 올해는 15.2%로 높아졌다. 서문경애 고려대 간호학과 교수는 “간호대학의 경우에는 4학년 1학기가 되면 유수 병원들로 취업이 끝난다”며 “이런 점 때문에 이전에 한 두 명 정도였던 남학생들이 많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병원과 가정의 중간 형태인 너싱홈 창업 등 이전에 비해 간호사들이 창업을 하는 사례가 많아졌다”면서 “그런 점이 남학생들에게 매력적인 요인이 될 수 도 있다”고 덧붙였다.아동가족학과도 마찬가지다. 군 휴학과 기타 휴학 때문에 정확한 수치는 산정하기 어렵지만, 최근 남학생들의 수가 증가 하고 있다. 이강이 서울대 아동가족학과 교수는 “일선 초등학교에서 여자 선생들만 많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되는 것처럼, 교수나 연구 수요 등 부분에서 남성의 시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늘어나는 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박병국ㆍ이지웅 기자/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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