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야권연대 무산·빅3 연쇄 사퇴요구 부담…눈귀막고 버티기
뉴스종합| 2012-03-22 11:39
與 디도스·돈봉투땐 맹공
‘내가하면 로맨스’식 면죄부
비난 여론 갈수록 증폭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서울 관악을 지역 출마를 강행하기로 했다. 이는 민주통합당이 이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것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야권연대’가 송두리째 파탄 날 상황에 처하게 됐다.

이 대표가 출마를 강행하기로 한 배경은 우선 이 대표의 상징성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대표는 야권연대의 한 축이었다. 진보당 내에선 이 대표의 사퇴는 곧 ‘야권연대 종결’을 의미한다는 의견이 비등하다. 상대 측인 김희철 의원 측도 여론조사 결과, 왜곡을 위한 문자를 보냈는데도 이 대표만 사퇴하는 것은 ‘거대야당의 횡포’라는 주장이 나온다.

‘사퇴 불똥’의 확산 우려도 이 대표 출마 강행의 원인으로 꼽힌다. 현재 심상정ㆍ노회찬ㆍ천호선 지역구에서도 민주당 후보들은 여론조사 조작 의혹이 있다는 주장을 꺼내놨다. 이 대표의 ‘사퇴’가 선례로 남을 경우 심상정ㆍ노회찬ㆍ천호선 등 당내 간판급 인사들의 ‘사퇴 도미노’ 요구가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또 후보자 등록이 불과 하루(23일까지) 남았고 공식적인 선거유세 체제(29일부터)가 시작될 날이 며칠 남지 않았다는 것도 이 대표의 출마 강행 배경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22일 새벽 4시께 자신의 트위터에 “야권연대가 경선 불복으로 흔들리고 있습니다. 빌미를 준 제 잘못이 큽니다. 잠들기 어려운 밤입니다”라고 심경을 남겼다.

민주당은 21일에 이어 22일 오전에도 비공개로 최고위원회 회의를 열고 이 대표 사태에 대한 논의를 이어나갔다. 회의에선 이 대표의 사퇴 촉구 요구가 거셌지만 자칫하면 야권연대의 틀이 훼손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1일 민주당은 “문제를 야기한 측의 태산 같은 책임감을 전제해야 한다”며 진보당이 제안한 대표회의를 거절했다. 민주당은 지난 21일 오전 이 대표에게 사실상의 사퇴 요구를 전한 바 있으나 진보당은 이를 거부했다.

당 밖에선 이 대표에 대한 사퇴 압박 요구가 높다. 특히 이 대표가 과거 한나라당 때 밝혔던 여러 비판이 이제는 자신을 향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 대표는 과거 ‘디도스 사건’ 당시 한나라당에 대해 “국가 변란세력임이 드러나고 있다”고 밝힌 바 있고, 박희태 전 국회의장의 ‘돈봉투 사건’과 관련해서도 “절대다수의 오만이 만들어낸 입법부의 수치”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그랬던 이 의원이 정작 자신이 했던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에 대해선 “200통밖에 안 된다.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며 출마 강행 의사를 밝히자 ‘남이 하면 불륜~’ 등의 비난 여론이 비등해진 것이다.

한편 이 대표의 출마 강행으로 야권연대를 통해 새누리당과 ‘1대1’ 구도를 만들겠다는 애초 취지가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논란이 됐던 관악을 지역에서 김희철 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위해 이미 탈당계를 제출했고, 다른 후보자 역시도 무소속 출마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홍석희 기자/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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