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선 여론 조작 파문 원로 회의 등 각계 압박에도 사퇴 거부…야권연대‘ 파열음’승리 장담도 어려워
이 대표의 고집을 놓고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분석을 쏟아냈다. 통합진보당을 밑바닥에서 실질적으로 장악하고 있는 주사파 경기동부연대라는 보이지 않는 손이 “완전무결 순백”으로 살고 싶다는 이 대표의 소망을 꺾었다는 정치공학적 해석, 서로 다른 세 가족이 모인 울타리에서 권력투쟁의 희생양이 됐다는 동정론까지 난무했다. 이유야 뭐가 됐든, 이 대표에 대한 비판은 끊이지 않고 있다. “완전무결 순백으로 살고 싶은 생각 왜 없겠어요”라는 이 대표의 트위터 글에는 “완전무결 순백으로 살라 말하는 게 아닌데, 그냥 자신이 다른 이에게 요구한 정도로만 하고 살라는 말인데” 같은 지지자들의 쓴소리가 줄을 잇고 있다.
자신이 속한 정당, 또 그 안의 정파를 위해 개인을 희생한다며 출마를 강행했지만 이 대표의 앞날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석 주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서 승리를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자신이 나설 서울 관악을은 물론, 다른 지역에 나선 동료들의 지지율도 흔들리는 게 벌써부터 감지되고 있다. 통합진보당 후보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서울 몇 곳의 지역구에서 만난 젊은 유권자들은 “사실이라면 실망이다. 투표 자체가 하기 싫어진다”며 하나 둘씩 부동층으로 변하고 있다. 남에게는 엄격했던 잣대가 자신에게만은 한없이 너그러운 모습에 새 정치를 갈망했던 지지층 상당수가 고개를 돌리고 있는 것이다.
설사 이 대표가 악전고투 끝에 19대 국회에 살아 돌아온다 해도 지금과 같은 ‘진보의 아이콘’으로 당을 이끌기에는 너무 많은 상처를 입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계파의 얼굴마담, 소수당의 대표라는 한계를 넘지 못한다면 19대 국회에서 재선 의원 이정희의 존재감을 스스로 지워버리는 꼴”이라고 강조했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