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탐정영화 방불케 하는 보시라이 사건, 영국과 외교전 비화될 수도
뉴스종합| 2012-03-28 10:43
보시라이(薄熙來) 충칭(重慶)시 서기의 실각이 한 영국 기업인의 의문사와 관계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중국과 영국 간 외교 문제로 비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 부시장의 미국 망명 시도로 서기직을 내놓게 된 보시라이 사건의 파장이 가라앉기는 커녕 새로운 주장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더 확산되는 분위기다.

특히 영국 BBC, 미국 WSJ 등이 보시라이 서기 집안과 친분이 깊었던 닐 헤이우드(Neil Heywoodㆍ41)라는 영국인 사업가의 죽음을 왕리쥔 전 전 부시장의 미국 망명 시도사건과 연결지으면서 한편의 추리물을 방불케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보시라이 전 서기의 아들 보과과(薄瓜瓜ㆍ25)가 영국에 유학할 당시 그의 후견인을 하는 등 보 전 서기 집안과 각별한 사이었던 헤이우드가 지난해 11월 충칭의 한 호텔에서 의문사를 당했다.

당시 충칭 시 당국은 그가 과도한 음주로 사망했다며 부검도 하지 않은 채 시신을 화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칭 공안당국이나 주중 영국대사관은 그가 어느 호텔에서 사망했는지도 함구하고 있다. 하지만 왕리쥔 전 부시장이 이 사건에 보 전 서기의 부인인 구카이라이(谷開來)가 관련돼 있다고 주장하면서 보 서기와의 관계가 틀어져 신변에 위협을 느낀 왕이 미국 망명 시도에 나섰다는 것.

게다가 헤이우드가 영국 첩보기관인 해외정보국(MI6) 전직 요원들이 창업한 ‘해클루트 앤 컴퍼니’라는 정보회사를 위해 20여 년간 일해 온 사실이 밝혀지면서 사건이 더 복잡해지고 있다. WSJ는 영국 외교부가 이 사건에 대한 추가 조사를 중국 정부에 공식 요구해 놓고 답변을 기다리는 상태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보 서기가 왕리쥔 전 부시장을 시켜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을 비롯해 최고 지도부를 도청했다는 설도 제기됐다.

홍콩 주간지 야저우저우칸(亞洲週刊) 최신호는 왕리쥔이 시진핑 국가부주석,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허궈창(賀國强) 기율검사위 서기, 리위안차오(李源潮) 당 조직부장을 도ㆍ감청했다고 폭로했다. 이를 중국 최고 지도부가 알게 되면서 보시라이 서기의 실각을 불렀다고 잡지는 전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