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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칭 조폭과의 전쟁 시절, ‘조폭 행정’ 폭로
뉴스종합| 2012-03-29 09:34
보시라이(薄熙來) 전 중국 충칭(重慶) 시 서기의 최대 정치 업적으로 평가받았던 ‘조폭과의 전쟁’이 실제로는 정적을 숙청하고 사기업을 몰수하는 용도로 사용됐다는 증언이 있따르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충칭 인민대표대회 장밍위 대표(국회의원 격)는 28일 홍콩 밍바오(明報)와의 인터뷰에서 왕리쥔(王力軍) 전 공안국장 겸 부시장이 자신에게 위증을 강요하고 협박했었다고 폭로했다. 왕리쥔은 조폭과의 전쟁을 이끌며 ‘현대판 포청천’으로 불렸으나 결국 보 전 서기의 실각을 초래했다.

장밍위 대표는 지난해 웡전제(翁振傑) 시난(西南)증권 사장을 뇌물수수와 범죄조직 결탁 혐의로 고소했다가 왕리쥔 전 부시장으로부터 고소 취하와 법정 위증을 강요 받았다고 말했다. 위증을 요구받은 재판은 그와 전혀 상관없는 화샤(華夏)은행 충칭지점 고위급 임원인 모춘왕(牟春旺)의 뇌물수수에 관한 재판이었다. 모춘왕은 보시라이 전 서기의 조폭과의 전쟁을 비판하고 다녀 미움을 산 것으로 알려졌었다.

왕 전 부시장은 만약 장 대표가 이에 순응하지 않을 경우 인민대표대회 대표직을 내놓아야하며 철창행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협박했다고 한다.

그에 따르면 2009년 조폭과의 전쟁이 시행된 후 충칭 민간기업인들의 수난시대가 시작됐다. 왕리쥔 전 부시장의 부하로부터 “사업한 지 3년이 넘은 기업인들에 대해서는 반드시 경제문제(부패, 횡령 등)를 짚고넘어간다”는 얘기도 들었다며 이 때문에 이민을 가거나 재산을 해외로 빼돌린 사람도 적지 않다고 장 대표는 증언했다.

보시라이의 조폭과의 전쟁 실상에 관한 내용은 그의 재임시절에도 줄기차게 제기됐었다. 미국에서 발행되는 중국어 신문 다지위안은 지난해 7월 12일 “보시라이의 눈밖에 나거나 그의 정적과 친분이 있는 사기업은 조폭과의 결탁을 문제삼아 처리됐다”면서 권모술수에 능한 야심가 보시라이가 조폭과의 전쟁을 통해 정적도 제거하고 업적도 쌓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보 전 서기가 부패와 범죄 소탕을 위해 조폭과의 전쟁을 벌인 2009년 6월 이후 조폭ㆍ기업인ㆍ정치인 등 수천명이 구속됐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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