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여소야대ㆍ문재인ㆍ이정현ㆍ야권연대ㆍ통진당
뉴스종합| 2012-03-29 11:22
▶여소야대 유력... 대선앞두고는 요동칠듯 = 4ㆍ11 총선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29일까지를 판세만으로 분석하면 이번 선거에서는 16대 총선(2000년) 이후 12년 만의 ‘여소야대’ 정국이 예상된다. 특히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야권연대가 이번 총선에서 어느 정도의 바람을 불러일으킬지도 관심사다. 지난 2008년 18대 총선에서 5% 이내 접전지는 245개 선거구 중 57개에 달했다. 통진당 후보 지지율이 5%라고 가정하면 이번 야권연대가 대략 50~60개 선거구 승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4ㆍ11 총선의 승패가 130석 내외에서 판가름 난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야권에 유리한 이번 총선에서 야권연대의 파괴력은 더 커질 수 있다.

여당인 새누리당이 상당한 추격전 끝에 가능 의석을 130석 안팎으로 늘렸지만 전국 단위 첫 야권연대를 만들어낸 민주당과 통진당의 의석 합계는 최소 140석 이상이 유력한 상황이다.

29일 현재 정당별 자체 분석 결과에 따르면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공식적으로 125석, 내부적으로는 130석 정도를 가능 의석으로 보고 있다. 통진당은 원내 교섭단체 구성(20석)을 최소 목표점으로 잡고 있다.

그러나 애초 과반 의석(150석)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자신했던 야권의 예상과는 달리, 여야 간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데다 자유선진당 등 보수 진영의 정당이 총선 후 보수 대통합에 나설 경우 ‘여소야대’ 국면이 단명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여소야대의 선거 결과가 유력한 상황이지만 총선 이후 대선이 이어진다는 점이 변수”라며 “여소야대 또는 여대야소 정국의 흐름은 결국 대선 국면에서 세 규합이 어떻게 이뤄지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지난 16대 총선 당시 여당이던 새천년민주당은 전체 273석 가운데 113석을 얻어 거대 야당에 정국주도권을 내줬다. 앞선 15대 총선에서도 여당인 신한국당은 전체 299석 가운데 139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17대 총선에서는 ‘탄핵정국’을 등에 업은 열린우리당이 152석을 확보했고, 18대 총선에서는 ‘MB 효과’ 덕분에 한나라당이 153석을 얻어 ‘여대야소’ 흐름이 8년간 이어졌다. 

〈양춘병 기자yang@heraldcorp.com



▶광주의 이정현, 대구의 김부겸... 지역구도 깨질까 = 이번 총선에는 ‘사지’에 뛰어든 각 당 용장들의 ‘무모한 도전’이 정가의 이목을 끌고 있다. 새누리당의 불모지 광주ㆍ호남에서는 이정현 의원과 정운천 전 장관이, 부산과 대구에서는 문재인, 문성근, 김부겸 민주당 후보의 바람이 거세다.

29일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광주 서구을과 부산 사상, 북강서갑을 ‘경합’ 지역으로 분류했다. ‘깃발만 꽂아도 당선’이라던 각 당의 텃밭이 흔들리고 있다는 의미다.

광주 서구을 돌풍의 주인공은 이정현 의원이다. 박근혜 새누리당 중앙선대위원장의 ‘대변인격’으로 유명한 이 의원은 ‘호남 예산 지킴이’ 구호를 걸고 광주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민주-통진당 단일후보로 나선 오병윤 후보와 치열한 선두 다툼을 펼치고 있다. 지난 26일 중앙일보-엠브레인 조사에서는 24.3% 대 28.6%, 앞선 서울신문-여의도리서치 조사에서는 33.3%대 30.3%로 오차범위 안에서 업치락 뒤치락 하는 모습이다.

전북 전주 완산을의 새누리당 정운천 전 장관의 바람도 뜨겁다. 정 전 장관은 30%대 지지율로 민주당과 진보당 후보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28일 전북일보가 보도한 여론조사에서 정 후보는 31.2%의 지지율로 이상직 민주당 후보(33.5%)와 이광철 통진당(22.8%) 후보와 오차 범위 내에서 격전을 펼쳤다. 또 같은 날 새전북신문도 정 후보가 30.5%의 지지율로 이상직 후보(31.1%)를 0.6%포인트 차로 추격하고 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민주당 역시 새누리당 텃밭인 영남과 대구에서 기세를 올리고 있다. 부산에 민주당 간판으로 출마한 영화배우 문성근 후보도 접전 중이다.

‘박근혜 바람’이 거센 대구에서 김부겸 민주당 의원의 선전도 눈에 띈다. 김 의원은 대구 중심인 수성을에 출마, 20% 후반에서 30% 초반대의 지지율을 기록 중이다. 다만 경쟁자인 새누리당 이한구 의원의 인지도와 기세가 워낙 강해 당선을 장담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최정호 기자@blankpress〉choijh@heraldcorp.com



▶박근혜-문재인 대선전초전 = 4ㆍ11 총선은 박근혜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장과 문재인 통합민주당 상임고문이 펼치는, 사실상의 ‘대선 전초전’이다. 격전지는 바로 부산.

박 위원장의 최대 숙제는 전통적인 새누리당의 텃밭인 부산 수성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 김해을 지역과 문 상임고문이 출마한 사상에서 ‘노풍(盧風)’을 등에 업은 정권심판론의 확산을 차단해야 한다.

새누리당은 내부적으로 문 상임고문과 조경태 민주당 의원에게는 열세로 판단해 이 두 곳만을 내주고 나머지에서 승리한다면 부산 수성에 성공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경합지역인 북강서을, 사하갑, 진을 등에서 승리를 내줄 경우에는 박 위원장의 대권 행보는 상당히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 울산 경남과 함께 대구ㆍ경북을 기본으로 전국 공략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텃밭에서 구멍이 뚫리기 때문이다. 박 위원장이 불과 두 달 사이 부산을 세 번이나 방문하며 화력을 집중하고 있는 것도 대권을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된다.

박 위원장은 또 이번 총선에서 적어도 원내 제1당을 사수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문 상임고문의 1차 관문은 생존이다. 상대 손수조 후보보다 여유 있게 앞서 있지만 분위기가 언제 바뀔지 안심할 수 없다. 또 낙동강 벨트로 불리는 경합지역 2곳 이상에서 승리해야만 대권급 주자로서의 위상을 증명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이 다수당이 되느냐도 문 상임고문에게는 중요하다. 문 상임고문이 최근 보인 당내 광폭 행보 탓에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다수당이 되지 못할 경우 문 상임고문은 한명숙 대표와 함께 그 책임을 나눠질 수밖에 없게 된다. 그는 최근 야권연대 갈등과 임종석 사무총장의 공천 갈등 과정에 깊숙이 개입하며 사실상 ‘대권급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홍석희 기자hong@heraldcorp.com



▶통진당 원내교섭단체 구성될까 = 야권연대를 등에 업고 약진을 노리는 통합진보당이 진보정당으로는 사상 첫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통진당이 20명 이상의 국회의원을 배출하면 원내 진출 8년 만에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하게 된다.

이번 총선에 총 55명의 지역구 출마자를 낸 통진당은 12명 당선을 ‘20석+α’의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통진당은 지난 24일과 25일 양 일간 실시한 자체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노원병(노회찬), 고양 덕양갑(심상정) 등 5곳을 우세지역으로, 서울 관악을(이상규) 등 11곳을 박빙지역으로 꼽았다. 박빙지역 11곳 중 7곳에서 승리해야 12석을 확보하게 된다.

또 다른 변수는 정당 지지율이다. 17대 총선에서 통진당의 전신인 민주노동당은 13.18%의 정당 지지율로 비례대표 8석을 얻었다. 통진당의 현재 정당 지지율은 자체 조사 결과, 8~10% 선.

조준호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현장 노동자, 농민 등의 여론조사 응답률이 낮아 실제 정당 지지율은 보통 여론조사보다 4~5% 높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지금의 지지율만 유지해도 비례 8석은 무난히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정희 공동 대표 사퇴, 야권연대 경선 잡음, 경기동부연합에서 비롯된 색깔론 등이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윤희 기자worm@heraldcorp.com



▶투표율 50%에서 여야 유불리 갈려 = 판세가 여야 간 초박빙의 흐름을 보이면서 총선 투표율과 부동층의 표심이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당 지지율이 30%대에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어 30%가 넘는 부동층의 향방도 총선 명암을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북한 미사일 발사와 총리실 민간인 사찰 의혹, 색깔론, 정권심판론 등 정치권의 거대 이슈가 지역구에서 제대로 먹혀들지 않고 있어, 각 당은 그 어느 때보다 투표율과 부동층의 막판 표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여유 있게 우세를 보이다가 최근 턱밑까지 추격당한 민주당은 총선 승리의 필승 전략으로 투표율 제고를 첫손에 꼽았다.

박선숙 선거대책본부장은 “새누리당 정권의 실정에 동의하는 55~60%의 국민이 모두 나와야 판세가 박빙에서 박빙 우세로 넘어간다”며 “30~40대가 적극 투표장으로 향하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투표율이 낮으면 여당ㆍ보수, 높으면 야당ㆍ진보 성향 유리’라는 선거판 공식은 최근 SNS 등 소통창구를 활용한 젊은 층의 정치 참여가 늘어나면서 위력을 더하고 있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투표율이 처음으로 50%를 밑돌면서(46.1%) 한나라당은 153석의 압도적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이혜훈 새누리당 종합상황실장은 “열세 국면을 만회하기 위해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수도권 부동층 표심 확보에 총력을 펼 것”이라고 말했다.


〈양춘병 기자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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