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카드사, 새 먹거리 찾아라
뉴스종합| 2012-03-30 09:34
“위기다”

카드사 최고경영자(CEO)들은 한 목소리로 최근 카드산업이 큰 위기에 봉착해 있다고 말한다. 비단 가맹점 수수료 인하 논란 뿐이 아니다. 국내 카드산업이 포화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경기 전망도 매우 불확실하다. 금융당국의 성장 규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카드사들은 저마다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중국 등 해외 시장 활로 개척에 열을 올리는 한편 모바일 카드 등 차세대 카드 사업 발굴에도 적극적이다. 아울러 카드분야 이외의 수익원 찾기를 통한 ‘살아남기’에 골몰하고 있다.

▶해외ㆍ모바일 시장 개척 = 최근 국내 카드사들은 해외, 특히 중국 시장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신한카드는 중국 현지에서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신용카드 사업을 벌인다는 방안에 따라 최근 중국 카드사인 인롄과 ‘상호 지불 결제 사업 발전 등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BC카드는 앞서 국내 카드사 가운데 처음으로 은련카드와 손잡고 국내 회원들이 중국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롯데카드도 최근 은련과 제휴해 국내 롯데카드 회원들이 중국 내 은련 가맹점과 현금입출금기(ATM)를 이용할 수 있는 제휴카드를 출시했다. KB국민카드는 올 상반기 안으로 중국공상은행(ICBC)과 제휴, 체크카드를 내놓을 예정으로 알려졌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판로를 개척해야 하는 상황에서 중국은 세계 제 1의 신용카드 사용국이 될 잠재력이 있는 나라”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말 현재 중국에서 발행된 신용카드는 2억6800만장으로, 2006년 대비 5배 가량 뛰어올랐다.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카드사들은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모바일 카드도 카드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분야다. 스마트폰 같은 첨단 IT 기기의 사용이 일상화된 상황에서 카드사들은 모바일 사업팀을 꾸리는 등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비하고 있다. 다만 인프라 구축 및 보안 문제 염려 등 일부 걸림돌로 인해 당장 플라스틱 카드를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 카드사 고위 관계자는 “모바일 카드가 당장 대세로 자리잡기는 어렵지만 시장 변화에 대비해 카드사들이 모바일 카드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기조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카드사 신사업 길 터줘야 = 중소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익성 훼손이 불가피한 카드사들은 이를 만회하기 위한 해법 중 하나로 고객 정보를 활용한 크로스 셀링(교차 판매) 강화 및 부대사업 확대 등을 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0년 카드사들이 보험 대리판매, 여행ㆍ웨딩 등의 부대업무로 얻은 실적은 1조8480억원이다. 10년 전인 2000년(3439억원)에 비해 5.3배나 급증했다.지난해에는 실적이 2조원으로 넘어섰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인하 영향으로 내년에 최대 1000억원 가량의 수익하락이 예상된다”며 “이를 만회하기 위해 고객 정보를 이용한 크로스 셀링 및 부대사업 확대 방안을 각사마다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신용판매 및 카드론ㆍ현금서비스 이외의 부대수익에서 얻는 수익비율이 10~20%에 불과해 수익성 만회에는 한계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일각에서는 카드사들이 수수료 인하 여지를 늘릴 수 있도록 신규 산업 진출 관련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여신금융협회 등이 규제 개선을 모색하고는 있지만 최근 가맹점 수수료가 문제시 되면서 규제 개선 문제는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정희수 하나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최근 카드사의 과당 경쟁 억제책 등과 맞물려 카드사의 수익 훼손이 우려된다”며 “카드사도 수수료 수익 외에 다른 사업으로 이익을 내도록 규제를 완화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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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현 기자 @airinsa> / 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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