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자칭 몸통이라던 이영호, 깃털로 전락하나
뉴스종합| 2012-03-30 11:34
윗선 존재 유력정황 잇따라
‘총대메기’ 허위자백 드러나

사건의 ‘몸통’을 자처한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이 자칫(?) ‘깃털’로 전락할 처지다.

이 전 비서관 이상의 윗선이 존재한다는 유력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사건을 최초 폭로한 장진수 전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이 청와대의 직접 개입을 시사하는 녹취록을 연일 추가 폭로하고 있는 데다 30일엔 2600여건의 총리실 사찰문건과 청와대 하명 처리부의 존재까지 세간에 공개됐다.

“국가 중요 정부가 외부로 유출되면 혼란이 우려돼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하드디스크를 파괴하라고 내가 직접 철저히 지시했다” “내가 이 사건의 몸통이므로 모든 책임을 지겠다”던 그의 당당한 자백이 ‘총대 메기’에 의한 허위성 자백이 될 공산이 커졌다.

이 전 비서관은 당초 30일 검찰에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돌연 날짜를 바꿔 “ (4월) 2일 들어가겠다”고 검찰에 알려왔다. 검찰은 검찰대로 “31일 소환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현재 수사 분위기나 검찰 안팎의 관측으론 이 전 비서관은 역시 ‘깃털’ 수준인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검찰은 이번 재수사 초기부터 “이 전 비서관을 윗선의 정점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 윗선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장 전 주무관 측도 “소가 웃을 일”이라며 청와대 고위급 인사가 개입했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가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이란 점에서 최고 ‘윗선’에 대한 의혹은 여전히 남아 있다. 또한 그가 ‘비선’인 총리실 산하 기관에 직접 영향력을 행사했단 점도 지원관실의 실체를 의심하게 한다.

당초 이번 사건을 재수사 중인 검찰은 장진수 전 주무관의 폭로 내용을 시작점으로 ‘윗선 캐내기’에 집중해왔다. 하지만 이번 사찰문건 공개로 지원관실의 사찰 전반을 들여다봐야 할 상황이다. 검찰 관계자는 30일 “해당 사찰문건에 대해 (다시) 조사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또한 이처럼 대규모 사찰을 총리실 산하 기관이 독단적으로 할 수 없을 것이란 상식에 비춰 볼 때 윗선 규명을 위해서도 수사 확대는 불가피해 보인다. 실제 2009년 8월 25일 작성된 ‘KBS, YTN, MBC임원진 교체 방향 보고’의 비고란에는 ‘BH(청와대) 하명’이라고 적시돼 있어 이번 사건이 청와대 주도로 이뤄진 것 아니냐는 추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랭킹뉴스